LG유플러스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증권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미흡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상쇄하기 위한 마케팅비 출혈, 일회성 비용 부담 등이 실적 부진의 주 요인으로 꼽혔다.

31일 LG유플러스는 IFRS(국제회계기준) 적용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4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합병으로 증가한 유무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 889억원을 제외할 경우 40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492억원 순손실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조333억원으로 67.96% 늘었다.

이는 증권업계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대비 전 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LG유플러스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401억원, 영업이익 727억원, 당기순이익 425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선 스마트폰 라인업 부진으로 인한 마케팅비 출혈과 접속료 등 일회성 비용 부담이 부진한 실적을 낸 요인으로 분석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망을 이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가입자수를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비 집행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춘 KT와 SK텔레콤의 연간 마케팅비가 줄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과 비교해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마케팅비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6908억원이 집행됐다. 이에 영업수익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26.8%를 기록,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접속료율 재조정으로 인한 매출 감소, 상품 구입비 증가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작년 4분기부터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고, 올해 투자 확대도 투자심리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 8조5008억원, 영업이익 6553억원, 당기순이익 5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LG통신3사(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실적을 합산 대비 각각 12.0%, 0.2%, 23.3% 증가한 수치다.

무선수익은 3조4793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3조5311억원 대비 1.5% 줄었다. 가입자의 경우 36만4000명이 순증해 누적으로 902만2000명을 기록했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은 전년 대비 5.7% 축소된 3만195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무료통화 혜택 증가와 유·무선 결합가입자 증가 등으로 가입자의 이용요금 절감된 탓이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다만 데이터서비스 수익은 전년 대비 18.6% 증가한 547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TPS(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IPTV) 수익은 초고속인터넷 및 인터넷전화 가입자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19.5% 증가한 1조551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수익 1조원을 돌파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올해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와이파이 네트워크인 'U+ zone' 완성과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의 전국망 조기 구축을 준비할 계획이다.

성기섭 LG유플러스 전무(CFO)는 "올해는 본격적으로 확산될 스마트폰 가입자 시장에 대비하고 하반기에 LTE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며 "네트워크 및 스마트폰의 소외로 인한 3위 사업자로서의 굴레를 벗어나 근원적인 경쟁력을 제고하는 의미있는 한 해 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