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건과 보수적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 파티'(Tea Party)의 부상이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10일 인터넷판에서 올해의 미국내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타임은 영국석유회사 BP가 4월20일 멕시코만에서 운영 중인 해상 원유 시추시설 `디프 워터 호라이즌'의 폭발 및 화재로 시작된 원유유출 사건으로 500만배럴의 원유가 유출돼 석유업계 역사상 최악의 유출사건으로 기록됐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으로 근로자 11명이 사망하고, 6천여 마리의 새와 600마리의 바다 거북이 및 100여마리의 고래가 피해를 입었고, 지역 관광산업도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BP는 지난 여름 내내 `공적 1호'가 됐다고 꼬집었다.

10대 뉴스분야 2위로 꼽힌 티 파티의 부상은 지난 2008년 젊은 층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변화의 바람이 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켰지만 2년뒤인 올해는 `큰 정부'에 강력히 반대하는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이 조직화되어 11월 중간선거에서 티 파티 지지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는 등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또 오바마 대통령을 1년 내내 괴롭힌 건강보험 개혁과 회복되지 않는 경제상황도 10대 뉴스에서 빠지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건강보험개혁은 3천200만명의 무보험자들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아무도 만족스럽게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7월 월가 개혁을 위한 금융개혁법도 통과시키고, 작년 6월로 경기침체가 종료됐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실업률이 10%에 근접하고, 주택 차압이 작년 예상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빛이 바랬다고 평가했다.

뉴욕의 9.11 테러참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이슬람 사원과 문화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가열된 찬반논란이 상징하는 `이슬람공포증'(Islamophobia) 그리고 애리조나주의 반(反) 이민법 제정으로 촉발된 불법 이민자 논란도 미국 내 주요 뉴스로 꼽혔다.

오바마에 대한 `하극상'으로 도중하차한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경질과 내년 7월부터 미군의 철수시작이란 공약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전의 장기화도 10대 뉴스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국제적인 헤게모니 장악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된 점도 주요 뉴스 중 하나로 평가됐다.

특히 북한의 도발행위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중국의 태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고조됐고, 여름에는 서해에서 한미 양국 해군의 훈련에 중국도 대응 훈련을 갖는 등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됐다고 평가했다.

애플사가 지난 4월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패드 그리고 지난 1월 연방 대법원이 대기업의 선거자금 지출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려 11월 중간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도록 만든 것도 10대 뉴스에 포함됐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