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검사' 의혹을 재수사 중인 강찬우 특임검사가 사건 당사자인 정모(51) 전 부장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7일 발부됨에 따라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임검사팀은 이르면 이번주 내 수사를 마무리짓고 정씨를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특임검사는 "가능한 빨리 수사를 끝내고 기소할 방침"이라며 "추가로 수사해야 할 사항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정씨에게 그랜저 승용차 등 금품을 제공한 건설업자 김모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그러나 김씨의 고소사건을 처리한 도모 검사는 정씨에게서 사건 관련 청탁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지만 수사에 영향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어 무혐의 처분키로 했다.

다만 도 검사실의 한 수사관이 1천여만원의 금품이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관계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정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지인인 김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분에 의한 의례적이고 사적인 차원에서 받은 것일뿐 수사 청탁과는 관련이 없어 뇌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속된 정씨에 대해 남은 수사와 재판은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팀 안팎에서는 정씨가 앞서 부인해온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한 데다 구속영장까지 어려움 없이 발부된 점 등을 들어 알선수뢰죄를 입증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씨는 특임팀의 재수사 과정에서 김씨에게서 현금과 수표 1천600만원을 더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자 차량 대금도 차용한 것이 아니라는 혐의사실을 뒤늦게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알선수뢰 혐의로 고발된 사실을 전해듣고서 3천만원을 김씨에게 되돌려주고 차량 대금을 빌렸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도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7월 무혐의 처분한 바 했다.

정씨 등이 기소되면 부실수사 논란과 함께 앞서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던 수사라인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 감찰본부의 감찰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