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경찰이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려다가 버스 운전사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일간지 이집션 가제트가 1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준사관급 경찰 간부인 아흐메드 압둘 아지즈는 지난 11일 카이로 북부의 아부드 버스터미널에서 평상복 차림의 부하 경찰관들과 함께 영업용 미니버스 운전사인 압둘 라흐만 마흐무드(22)에게 접근해 이른바 `보호비'를 요구했다.

마흐무드가 이를 거절하자 사복경찰관들은 그를 집단 폭행했다.

이 광경은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를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려고 버스터미널에 모여든 많은 사람에게 목격됐다.

마흐무드는 경찰관들이 구경하는 사람들을 흩뜨리는 틈을 타 달아났으나 경찰 간부인 압둘 아지즈에게 다시 붙잡혔다.

압둘 아지즈는 겁에 질린 마흐무드를 끌고 가서 인근 이스마일리아 운하에 밀어 넣어 숨지게 했다고 목격자들은 검찰에 증언했다.

압둘 메귀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의 지시로 실시된 부검에서 마흐무드는 질식과 신경성 쇼크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마흐무드의 부모는 압둘 아지즈를 계획적 살인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압둘 아지즈를 일단 불법 체포 및 공권력 남용 등 혐의로 구속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기소할 때 살인 혐의의 적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