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면담 등 빡빡한 일정..유엔의제 강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0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반 총장이 취임 후 방한한 것은 2008년 7월과 지난해 8월에 이어 세번째로서 어느 때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휴가를 겸한 비공식 방문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용히 활동했지만 이번 방문에는 국제기구 대표의 자격으로 공식적인 외교무대에 참석하는 만큼 각종 의제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반 총장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G20 정상회의가 국제경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큼에 따라 다자기구의 중심인 유엔과 협력관계가 큰 과제"라면서 "저도 개발의제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G20의 등장으로 최대의 국제기구인 유엔의 위상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서울 G20정상회의에서 유엔과 협력관계를 정립하고 개발 등 유엔 의제가 G20에서 적극적으로 다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반 총장은 이날 서울 도착 후 곧바로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해 개발의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데 이어 낮에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클라우스 슈왑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또 방한 이틀째인 11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정상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국회에서는 열리는 새천년개발목표(MDG) 행사에 참석한 뒤 12일에는 G20정상회의에 마련된 세션에 참석해 국제금융기구 개혁, 세계경제, 녹색성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인 13일에는 한국에 주재하는 국제기구 직원 50명과 간담회를 갖고 다음 날인 14일 출국할 예정이다.

아울러 10일 오전 외신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방한기간 내내 국.내외 언론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반 총장의 'G20 행보'는 5년 임기를 마치는 2011년 말 이후 유엔사무총장직의 연임 여부와 맞물려 눈길을 끈다.

박 총장이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드러운 지도력을 갖춘 세계적 외교관으로서 이미지를 높일 경우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여사도 함께 방한해 이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별도로 면담하는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한다.

외교소식통은 "반 총장에게 G20정상회의는 각국 지도자들을 두루 만나 국제현안을 논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