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검찰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의 검찰조직이 모두 수사에 나선 모양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비롯해 서울중앙지검,북부지검,서부지검 등이 한꺼번에 대형수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거나 조사 중인 주요 건수를 합치면 거의 20건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G20이야,檢20이야?"라는 말이 나온다. 과거엔 국가적 대형행사가 있을 경우 검찰수뇌부의 조율이 있었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2일 경기도 고양 식사지구 도시개발사업 비리와 관련해 조합장 최모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최씨가 사업 과정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을 상대로 인 · 허가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은 또 이날 국회의원 P씨 동생이 경기도 남양주 지역 그린벨트 해제를 약속하면서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역 상공인 모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신한은행 본점 압수수색도 같은 날 진행했으며,대우조선해양 납품업체 비리와 관련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귀국도 종용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 김영혜씨(62)가 소유한 상장사 '한익스프레스'의 서울 지점과 한화그룹 제약 계열사인 '드림파마'등 한화 측 관계사 4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한익스프레스가 지난해 2월 드림파마의 물류사업 부문 '웰로스'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된 정황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운송 · 물류 업체로,김영혜씨는 지난해 5월 한화 측 거래업체 태경화성에서 지분 60여만주(50.77%)를 사들여 회사를 인수했다.

서부지검은 한화 외에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의혹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조사 중이다. '박연차 게이트' 이후 1년4개월 만에 사정의 칼을 빼든 대검 중수부는 C&그룹의 비자금 · 로비 의혹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압수수색과 동시에 임병석 그룹 회장(49)을 체포한 검찰은 위장 계열사로 지목된 광양예선의 자회사 서해선박을 자산규모(67억원)보다 낮은 가격인 23억원에 매각하면서 남긴 돈 및 선박(해룡45호) 매각 대금을 횡령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북부지검은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김희선 전 민주당 의원을 지난달 21일 구속기소한 데 이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가 청원경찰법 개정을 위해 '입법로비'를 벌인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