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發 환경 재앙] "붉은 毒덩어리서 도나우강 지켜라" 유럽 비상
7일 AFP통신은 슬러지 유출 피해 조사에 나선 헝가리수자원관리공사의 말을 인용해 "도나우강 주요 구역의 산도를 측정한 결과 이미 정상 범위(pH8)를 약간 넘어선 pH8.96~9.07에 달했다"며 "폐슬러지 성분 일부가 이미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폐슬러지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온 헝가리와 유럽연합(EU)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신들은 앞서 폐슬러지가 사고 댐 인근 마르칼강과 라바강에까지 흘러든 상태라고 확인했지만,도나우강이 오염됐을 수 있다는 산도 조사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헝가리 측은 도나우강의 산도 변화가 다른 오염물질의 유입에 따른 것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로이터통신은 또 다른 헝가리 재난담당 관리의 말을 인용해 "라바강의 산도가 pH9 안팎인 만큼 슬러지가 도나우강으로 들어간다 해도 최종 알칼리도는 인체에 무해한 pH6~8 수준으로 묽어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마르칼강은 도나우강에서 70여㎞ 떨어져 있으며 라바강은 마르칼강과 도나우강 사이에 있다.
헝가리 당국은 사고 직후 소방인력과 자원봉사자 등 수천명을 동원해 강바닥에 1000t가량의 석고반죽을 쏟아부어 수중 둑을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비중이 높은 슬러지가 강바닥을 타고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CNN은 "맹독성인 슬러지가 강에 흘러들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강 주변에서 자라는 농산물에도 독성이 축적되는 등 생태환경 시스템의 심각한 파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헝가리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유출된 알루미늄 폐슬러지는 pH13의 강(强)알칼리성을 띤 것으로 알려졌다. 양잿물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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