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전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이 영향으로 대형 IT(정보기술)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지수도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다 19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이날은 특히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연방준비제도(Fed)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할 경우 자산 거품을 일으킬 수 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미국이 달러를 회수하는 쪽으로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기가 아니고, 한국 증시도 당분간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를 밀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이 이제 기업들의 이익을 믿고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싼 업종을 보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은행 철강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이 있는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아일랜드의 은행권 구제금융 비용이 예외적이며 예상보다 큰 규모라며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면서 "이처럼 유럽쪽에서 악재가 또 불거져나오고 있어 미국이 시중에 돈을 더 풀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유동성으로 지수의 상승을 예상해왔는데 이 흐름이 당분간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달러 인덱스가 반등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유동성 장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주식비중을 줄이기 보다는 보유종목을 변경하는 포트폴리오 재편을 시도해야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그는 "그간 지수가 G2(미국, 중국)의 정책발표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화학 기계 조선업종 등을 위주로 매수세가 몰렸지만, 앞으론 국내 기업들의 이익에 대한 신뢰가 강해지면서 자동차 은행 철강 등 밸류에이션 쪽에서 매력이 높은 업종들이 유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IT 관련주의 경우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매수시점을 다소 늦추는 게 유효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주말에 발표돌 예정인 미국의 고용지표 결과와 중국 정부의 소비활성화를 위한 정책 등을 눈으로 확인한 뒤 '수요논란'이 끝난 뒤에 사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수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어 1900선 위에서 적극 매수에 나서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급등 영향으로 증시는 앞으로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지수가 1900선위에 있더라도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1900선 위에서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