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미국의 고용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경기회복 속도가 점차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 내 민간부문 일자리 수는 예상과 달리 감소세로 돌아섰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용분석 업체인 ADP임플로이어서비스와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지난달 민간 부문의 일자리가 3만9000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시장 전문가들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와 정반대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민간 부문 일자리가 2만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미국 민간 부문의 일자리 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경제 회복이 그만큼 더디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고용 악화로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8일 민간연구단체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53.2에서 48.5로 하락했다.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자리 감소가 가장 뚜렷했던 부문은 제조업이었다.지난달에만 제조업 분야에선 총 4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오히려 침체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달 제조업 지수가 54.4로 집계돼 전월 56.3보다 하락했다고 2일 발표했다.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슈아 샤피로는 “이 같은 일자리 수 감소는 불안한 노동시장을 보여주는 증거” 라며 “경기 회복이 시작된 지 18개월이 지났지만 고용 부문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프라켄 회장도 “(이번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고용이 실질적으로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노동부는 오는 8일 공공 부문을 포함한 지난달 고용 통계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전문가들은 지난 8월에 일자리가 5만4000개 줄어든데 이어 지난달에도 8000개 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률은 9.7%로 전월의 9.6%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