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주식시장이 28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코스피지수는 이날 4.86포인트(0.26%) 내린 1855.97을 기록,1860선 아래로 밀려났다.이달 들어 하루 평균 2175억원에 달했던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이 이날은 408억원으로 급감했다.반면 투신권의 순매도액은 1841억원이나 됐다.

전날 조정을 받았던 미국 증시는 밤사이 반등에 성공했다.다우지수는 0.43%,나스닥지수는 0.41% 각각 올랐다.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하는 미국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을 밑돈데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기업들의 실적 호전과 인수·합병(M&A)소식에 힘입어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에 도달함에 따라 당분간 또 다른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추가상승과 조정 중 어느 한쪽으로 확실한 방향성이 잡힐 때까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의 향후 방향을 전망하기에 앞서 최근 주가 강세의 성격을 다시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최근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는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면서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된데 따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주식뿐 아니라 국채 가격과 금 가격 등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같은 글로벌 자산가격 상승세를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도 달라진다.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이라는 기준으로 바라보면 국내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 현상에 대해 다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값과 채권 가격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고,동시에 위험 자산인 주가는 최근 수개월간 박스권 상단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 이라며 “결국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의 동반 강세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머징마켓의 상대적 강세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토러스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를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한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페루 등에서도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이머징마켓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들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자산배분 변화를 통해 한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상당히 오랫동안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며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 상승이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오 팀장은 “PER이 상승한다는 건 향후 기업의 이익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더라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증권은 이날 일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을 대형주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했다.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삼성그룹으로부터의 대규모 수주가 예상되는 데다 최근 2개월 간 건설주 상승 국면에서 소외돼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또 중소형주 포트폴리오에는 휠라코리아를 추가했다.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브랜드 시장인 미국에서 본격적인 이익 개선이 시작되고,중국 현지 업체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중국 사업 역시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