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글로벌 인재포럼을 빛낸 스타들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글로벌 인재포럼은 세계 석학과 글로벌 리더들의 경연장이 돼왔다. 각 분야의 대가(大家)들이 행사에 대거 참가,포럼의 큰 주제인 '인재'와 '미래'는 물론 최근 국제정세 및 세계경제 흐름과 전망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과 혜안을 보여줬다.

'인재가 미래다'를 주제로 2006년 열린 제1회 인재포럼에는 게이츠 MS 회장과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오마에 겐이치 오마에&어소시에이츠 회장 등이 연사로 등장했다. 이들은 "경쟁 없이 교육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며 "교육을 대학에만 맡겨선 안 되며,교육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게이츠 회장은 "모든 조직의 성공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며 "발전과 기회를 향한 노력을 실천하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라고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회 포럼의 주제는 '다음 세대를 위한 인적자원 활용'이었다. 재임기간 중 '강한 미국은 강한 학교에 달려 있다'는 신념 아래 성공적인 교육정책으로 미국의 경제 부흥기를 이끌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세계적인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그는 개막연설에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인재의 빈곤 때문"이라며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조적 인재와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한 3회 포럼 때는 웰치 전 GE 회장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성공 비결과 '정주영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오바마의 당선 비결을 Energy(에너지) Energize(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능력) Edge(결단력) Execution(실행력) Passion(열정) 등 '4E 1P'론으로 정의했다. 또 "한국의 리더십을 말한다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떠오른다"며 "기업 내 평가와 보상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4회 포럼(주제:모두를 위한 창의적 인재 양성)에서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통독(統獨)의 리더십' 특강을 통해 당시 논란을 빚고 있던 한국의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통일 이후 독일은 본과 베를린에 행정 기능을 분산 배치함으로써 엄청난 국가적 비효율을 초래했다"며 "나는 (이전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금융위기의 충격을 덜 받은 것은 2000년대 들어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해온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감세정책 덕분이었다"고 소개했다.

올해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주요 연사들의 면면도 쟁쟁해 이들이 꺼낼 화두에 관심이 쏠린다.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자크 아탈리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유로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인재경영의 창시자인 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독일을 대표하는 통화 · 재정 분야의 석학 빔 퀘스터스 전 독일경제연구소 소장(독일 보쿰대 교수) 등이 기조연사로 나선다.

아탈리 회장은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및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 등을 지냈다. 미래 사회에 대한 정확한 예측으로 유명한 그는 최근 "금융기관이 정보를 선점하는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G20 특별세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먼델 교수는 199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유럽연합(EU)의 단일화폐인 유로(Euro) 출범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 그는 경제 위기 후 국제 환율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자간 복수통화 연맹 구축을 제안한 적이 있다.

5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명문 사립학교 이튼스쿨을 이끌고 있는 토니 리틀 교장과 클래식 음악의 산실로 불리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의 조지프 폴리시 총장도 포럼에 참석,명문 학교의 인재 육성 비결을 들려준다. 잭 맥두글 미국 경쟁력위원회 부위원장과 프랜시 피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HR총괄 사장,마이클 잭슨 셰이핑 투모로 회장,조너선 트렌트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바이오엔지니어 등도 눈길을 끄는 연사들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