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로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금빛 색소폰.누가 그랬던가,색소폰 선율과 사람의 음색은 서로 닮았다고….

색소폰을 불면 불수록 친근감이 더욱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질녘,저 멀리 보이는 웅장한 모습의 원자력발전소를 배경삼아 색소폰을 연주할 때,가슴에 전해지는 전율….말로 형언할 수 없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발전소 색소폰동호회는 2007년 초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저 색소폰을 좋아하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결성됐다. 8명으로 시작,6개월간 반짝 활동했으나 전임 회장의 전출 등으로 회원이 3명으로 줄었다. 더구나 시골이기에 연주 장소도 마땅치 않아 1년 정도 모임 간판만 걸었을 뿐 활동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 2008년 6월 현 동호회장인 송기상 실장이 부임해 오면서 모임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색소폰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하나둘씩 참여하면서 회원이 18명으로 늘었다. 인근 울산에서 전문강사를 초빙해 체계적인 레슨도 받기 시작했다.

또한 인근 바닷가에서 조그만 카페 해솔래(海松來)를 운영하면서 무대를 갖추고 손님들에게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는 지역 주민이 동호회에 합류했다. 이때부터 동호회는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및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 함께 어울리는 모임으로 확대됐다.

동호회는 매주 1회 레슨 강의를 받으며 2개월마다 정기모임을 갖는다. 활동 초기에는 회원 대부분이 악보도 잘 못 읽는 완전 초보였지만,틈틈이 연주법을 익히면서 어느 정도 소리내기에 자신이 생겼다. 회원 수가 늘고 연주 실력이 쌓여가자 색소폰 연주를 우리만의 즐거움으로 끝내지 말고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회사 내 봉사활동을 전담하는 누키봉사대와 연계,2009년부터 2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경주 울산 등의 노인요양시설과 지역복지시설을 찾아 생일잔치와 음악회를 갖고 있다.

동호회 활동은 직장에 얽매여 각박하게 살아가는 생활리듬에서 벗어나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주민들과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더구나 복지시설 봉사활동을 통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홍보사절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의 협력에도 나름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기게 됐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잠시나마 병마의 시름에서 벗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눔의 기쁨도 알게 됐습니다. 특히 트로트 메들리를 연주할 때면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손뼉 치며 즐거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연주가 끝나면 어르신들의 고맙다는 말과 함께 꼭 다시 오라는 말에 보람을 느낍니다. "

동호회는 복지시설 방문 외에 하계체련장 개장,체육행사 등 사내 행사 때마다 음악을 통해 직원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서울 본사를 비롯해 영광,울진,고리,월성,대전에 산재돼 있어 각 사업소마다 색소폰동호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거리상 자주 모이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서울에 모여 합동 연주회를 열어보자는 것이 동호회의 바람이다.

송기상 < 실장 · 동호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