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황식 감사원장은 정통 엘리트 법관 출신이다. 197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하고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법 판사,광주고법 부장판사,광주지법원장,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거친 후 2005년 11월 대법관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특히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법관 시절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 낮고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선다는 의미에서 '중도저(低)파'라고 규정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감사원장 시절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공정한 사회를 역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약계층과 서민생활을 챙기는 '서민 밀착형 감사'를 제시하는 등 이 대통령의 친서민 정책을 감사에 접목시켜 왔다. 지난 6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누구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법과 원칙에 따라 자유롭게 경쟁해 승자를 결정하고 또 낙오한 사람에 대해서는 국가가 배려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며 '공정 사회론'을 설파하기도 했다.

또 시류나 세론에 흔들리지 않는 성품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엄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사석에서는 소탈하게 어울리고 남을 배려하는 '합리적이고 온화한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지법원장 시절 매주 전 직원에게 법원 업무 개선점,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소회 등을 이메일로 보냈는데, 당시 직원들이 이를 모아 '지산통신(芝山通信)'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 곳곳에는 약자를 배려하는 그의 마음이 묻어 나온다. 감사원의 한 간부는 16일 "업무 처리는 명확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하면서도 성품은 온화하고 푸근하다"며 "전임 전윤철 원장이 아버지처럼 엄격했다면 김 원장은 어머니처럼 따뜻한 분"이라고 말했다.

판사 재직 당시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판결을 여러 차례 선고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법조계 기독교인 모임인 '애중회(愛重會)' 회장을 맡고 있다. 2008년 5월 이 대통령이 참석한 제40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과 국가 발전'이라는 특별기도를 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생일인 16일(음력 8월9일)총리 후보로 내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