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과 쿠르드노동자당(PKK)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한 가운데 터키 정부와 투옥 중인 반군 지도자가 처음으로 비밀리에 대화를 나눴다고 친(親) 쿠르드 뉴스통신 피라트(Firat)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PKK 반군은 성명을 통해 이슬람권의 성월(聖月)인 라마단을 앞두고 나온 PKK의 정전 선언은 "(투옥 중인) 압둘라 오잘란과 터키 정부를 대표하는 모 인사 사이에 이뤄진 대화에 따른 결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성명은 오잘란이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서 만났는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오잘란과 비밀 대화를 했다는 주장을 부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PKK는 성명에서 정전 선언은 오잘란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오잘란이 터키 정부와의 대화 노력을 포기한다고 천명한 이후 PKK 반군과 터키군 사이에 교전이 격화됐다.

지난 1999년 2월 케냐에서 체포된 오잘란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11년째 이스탄불 남부의 임랄리섬 교도소에 갇혀 있다.

한편, 평화와 민주당(BDP), 민주사회당(DTP) 등 친(親) 쿠르드 정당들은 이날 쿠르드족 최대 거주지역인 동부 디야르바크르에서 모여 쿠르드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터키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굴텐 키차낙 BDP 부의장은 "대화를 통해 쿠르드족 문제 해결방안을 찾는 유일한 길은 (반군들에 대한) 살상을 즉각 중지하는 것"이라고 터키군의 반군소탕 작전의 철회를 주장했다.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추구해온 PKK 반군은 지난 1984년 이래 터키군과 교전을 계속해왔으며 현재는 이라크 북부 산악지대로 은신해 국경을 넘나들며 '치고빠지기식'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6년간 계속돼온 양측 간 교전으로 모두 4만여 명이 희생됐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