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고문건 통해 사실관계 확인중"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15일 사찰 과정에 대한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실관계를 확인키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오정돈 부장검사)은 지원관실이 김종익(56) 전 NS한마음 대표를 사찰한 배경과 부당한 외압의 유무 등에 대해 관련자들이 다르게 주장하고 있어 김모 점검1팀장 등 총리실 직원 3∼4명과 남모 국민은행 부행장 등 1∼2명을 이날 재소환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김씨를 사찰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추궁하고, 김씨를 사찰한 배경과 별도 보고를 하거나 지시한 `비선'이 있는지도 다시 한번 캐묻을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지금까지 출석한 수사의뢰자들과 참고인들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 등 기초적인 사실관계에서 다르게 진술함에 따라 `현장검증' 형태로 당시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래된 일이다 보니 구체적인 일시, 장소 등의 기억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현장 확인을 통해 차이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 등은 앞선 검찰 수사에서 2008년 9월 김씨를 사찰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의 원청 업체인 국민은행 관계자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은행 측에 김씨의 대표이사직 사임이나 지분 처분을 강요한 일은 없다고 진술했다.

반면 당시 국민은행 부행장을 지낸 남모씨 등 은행 관계자들은 외압은 고사하고 아예 총리실 관계자들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원관실의 사찰 활동을 기록한 보고 문건을 확보해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과 일일이 대조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보강조사를 통해 사찰을 불법적으로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는대로 책임자인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지원관이 이끄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은 2008년 9월부터 `대통령 비방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씨를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총리실은 자체 조사를 거쳐 지난 5일 검찰에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강건택 기자 zoo@yna.co.kr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