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과도한 세금 탓에 영국에서 뛰지 않겠다고 하자 영국 정부가 세금 감면을 돕겠다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14일(한국시간) 휴 로버트슨 영국 체육부 장관이 BBC 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볼트가 세금 문제로 영국에 오지 않겠다면 이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볼트는 전날 8월13~14일 영국 런던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열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우승하더라도 영국에서는 많은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볼트가 6개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영국에 살지 않더라도 우승상금의 6분의 1을 영국 정부에 세금으로 내야 한다.

로버트슨 장관은 "대회 조직위원회와 영국육상협회 등으로부터 어떤 연락을 받지 못해 아직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다"면서도 "충분히 이해할만한 문제다.

육상 뿐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도 내게 이 문제를 (풀어달라고) 직접적으로 요청하면 재무부와 상의하겠다"고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영국 정부가 볼트의 볼멘소리에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건 2012년 런던올림픽을 필두로 굵직한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해외 유명 스포츠스타들이 세금 탓에 영국 방문을 기피하는 현상을 막아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마다 메이저골프 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과 최고 권위의 테니스대회인 윔블던을 개최하는 영국은 내년 5월에는 최고 클럽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유치하는 등 런던올림픽까지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방문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버트슨 장관은 "외국에서 온 선수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물려서는 안된다"며 세금 혜택을 주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볼트 측은 "런던 다이아몬드리그 대회가 권위 있는 이벤트인데다 자메이카 팬들도 많이 오기에 볼트가 런던에서 뛰고 싶어한다.

되도록 빨리 이 문제가 풀렸으면 좋겠다"고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