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차익순매수가 증가하면서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8조원까지 불어났다. 프로그램 매수가 좀 더 유입될 여력은 있지만 현 · 선물 간 가격차인 시장베이시스가 축소될 경우 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매물 압박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7조9981억원(28일 기준)으로 13일 연속 증가했다. 이는 작년 4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지난 10일 선물 · 옵션동시만기일 이후에만 1조3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이날도 2500억원이 넘는 차익매수가 유입돼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8조원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익거래는 고평가된 선물을 파는 대신 현물(주식)을 사들여 보유하고 있다가 시장베이시스가 좁혀지는 시점에 반대매매(선물 매수+현물 매도)를 통해 수익을 내는 기법이다. 선물을 매도하고 현물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는 규모가 매수차익거래 잔액이다.

전균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이날도 시장 베이시스가 1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프로그램 차익매수가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증가한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6월 말 주식을 보유할 경우 받게 되는 중간배당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매도차익거래 잔액의 청산도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선물을 사는 대신 현물을 매도한 매도차익거래 잔액이 선물 고평가 상태에 접어들자 현물을 되사들이며 차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차익매수가 좀 더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위원은 "과거 매수차익 잔액 수준이나 차익거래 관련 펀드 설정 규모를 볼 때 3000억~4000억원 정도의 추가적인 차익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 책임연구위원은 추가 매수 여력이 4000억~5000억원까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의 반등 국면이 일단락될 경우 선물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프로그램 매물의 조기 청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