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세가 13거래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서만 2조원이 넘는 돈이 펀드에서 이탈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779억원이 감소했다. 이달들어 누적 순유출 규모도 2조원을 훌쩍 넘어서 2조3148억원을 기록했다.

일중 자금 유출 규모도 지난 22일 3570억원 이후 최대치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회복한 이후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주식형 펀드도 439억원 감소하면서 자금 유출세가 21거래일째 멈추지 않고 있다.

머니마켓 펀드(MMF)로 2970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채권형 펀드로 733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펀드 전체로도 7540억원이 순유출됐다.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106조4320억원으로 전날보다 8940억원 감소했고, 전체 펀드 순자산 총액도 329조8770억원으로 1조3340억원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800선대에 순유입된 자금이 9조원대에 이르고 있어 연말까지 자금 '액소더스'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까지도 1700선대에서 해지된 자금을 제외하면 4098억원이 남아있고, 1800선대에 순유입됐던 9조5000억원도 여전히 매물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 코스피지수 1400선 이하에 쌓여 있는 자금도 5조4000원 정도 누적돼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지수가 1700~1750 사이에 있을 때 펀드에 들어온 돈은 거의 환매됐지만 그 이상의 지수대에서 들어온 자금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주가가 계속 오를 경우 환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펀드 환매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줄면서 증시 수급 상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마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펀드 환매 행렬은 과거 '학습효과'에 따른 투자자들의 취약한 심리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국내증시가 1800선을 넘어서면서 추세 상승의 면모를 보여줄 경우 오히려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