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스 美국립보건원장, DNA 분석 서비스 과다규제 경계

10년 안에 선진국 국민 대부분이 자신의 유전체(게놈) 염기서열을 모두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이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은 24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선진국 국민 대부분이 자신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6일은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 완료 10주년이 되는 날이며 콜린스 박사는 당시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콜린스 박사는 수년 내에 개인 유전체 분석 비용이 1천달러(한화 120만원) 이하로 떨어지고 각자의 DNA에 따라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일반 대중의 유전체 분석의 타당성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 맞춤 의료는 또 각자의 유전자에 따른 질병 위험을 사전에 분석해 약물, 운동·식이요법, 조기진단을 통해 심장병이나 당뇨병, 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콜린스 박사는 "10년 안에 주요 국가의 국민 대부분이 의료기록에 자신의 유전체 분석 결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는데,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놀랍고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그런 날이 더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더욱이 인체에서 약의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유전체'의 정보를 알게 되면 심각한 약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유전자 서열 분석의 비용은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10년 전 끝난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는 약 30억달러(3조6천억원 상당)가 투입됐지만, 현재 민간 업체들은 분석비로 9천500달러(1천140만원 상당)를 받고 있다.

앞으로 낼 수 있는 수준의 비용으로 각자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해 필요할 때마다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콜린스 박사는 "유전체 서열을 분석해 놓으면 매번 혈액검사를 할 필요가 없이 클릭 한 번으로 개인별로 약의 용량을 조절하거나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개인 DNA 분석업체를 조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국의 과도한 규제를 경계했다.

콜린스 박사는 업체에 검사의 정확성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환영하면서도 의료적 (해석·활용에 대한) 관리감독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나는 일반인들이 많은 경우에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유전자 검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하려면 유전자 정보를 쉽게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신은 이(유전자) 정보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므로 정보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식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 방식은 옳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