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6월11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은 본선에 나설 23명의 태극전사를 최종 결정해기 위해 장고를 거듭중이다.

대표팀은 다음 달 2일(한국시간) 오전 7시까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예비명단 26명 중 3명을 제외하고 최종 23명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해야 한다.

허정무 감독은 벨라루스와 평가전 결과를 보고 나서 6월1일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최종 23명의 명단을 확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탈락하는 3명도 해당 구단의 양해가 있으면 남아공 월드컵까지 동행할 예정이다.

이들 선수 3명은 만약의 부상 선수에 대비한 보험용이다.

◇마지막 생존경쟁..최후의 23인은
최종 23명에는 허정무 감독이 강한 믿음을 보이는 해외파 12명이 전원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이청용(볼턴)은 물론 스코틀랜드 무대로 진출한 기성용(셀틱), 프랑스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간판 골잡이 박주영(AS모나코), 독일 분데스리가의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러시아에서 뛰는 김남일(톰 톰스크) 등 유럽파 6명이 우선 호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량이 검증된 것은 물론 유럽 무대에서 외국 선수들과 많은 경기 경험을 쌓았다는 게 강점이다.

A매치에 100경기 이상 출장한 베테랑 이영표(알 힐랄)와 중국 슈퍼리그에서 진가를 입증한 안정환(다롄 스더),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이근호(이와타),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 김보경(오이타) 등도 경쟁에서 유리하다.

다만 김보경은 왼발이면서 전천후 선수라는 강점에도 허정무 감독이 막판까지 고민하는 후보 중 한 명이라서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결국 탈락하는 세 명은 국내파, 특히 미드필더진과 공격수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골키퍼는 3명, 각 포지션별로 2명씩 복수로 뽑는다는 게 허정무 감독의 기본 구상이어서 수비진은 어느 정도 고정됐다.

주전 수문장 이운재(수원)와 백업 골키퍼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의 생존율은 100%이고 해외 무대 경험이 있는 울산의 수비수 `듀오' 김동진, 오범석과 붙박이 중앙수비수 조용형(제주), 제공권과 몸싸움에 강한 김형일(포항)도 생존이 유력하다.

살생부에 오를 후보는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동국(전북), 신예 스트라이커 이승렬(FC서울) 등 공격수 2명과 신형민, 김재성(이상 포항), 구자철(제주) 등 미드필더 3명이다.

이동국은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부활에 성공했지만 지난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 때 허벅지를 다쳐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다.

허정무 감독은 집중 재활 치료와 특별훈련까지 시키며 이동국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실전에는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으로선 이동국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인 그리스와 경기에 못 뛰더라도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2, 3차전에서 제몫을 할 확신이 서면 그를 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재활 상태를 보고 이동국의 최종 엔트리 발탁 여부를 고심하겠지만 탈락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동국을 최종 명단에 올렸다가 부상을 이유로 탈락 선수 1명과 맞바꾸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런 시나리오는 팬들의 비난 여론 등 감수해야 하는 등 위험 부담이 크다.

미드필더 탈락 후보 세 명 중 김재성의 생존 가능성이 가장 크다.

에콰도르와 평가전 때 발목을 다쳤던 김재성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고 오른쪽 날개 이청용의 백업 자원이라는 점이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하다.

강한 투지로 무장한 신형민과 빼어난 경기 조율 및 중거리 슈팅 능력을 보유한 구자철도 마지막까지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김재성과 신형민, 구자철, 김보경 중 두 명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베스트 11 경쟁
허정무 감독은 "26명 모두 남아공에 데리고 갈 생각이다.

최종 엔트리에 누가 드는 것보다 지금은 경기에 실제로 뛸 수 있을지의 주전 경쟁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스트 11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박주영은 투톱 라인의 한 자리를 확실하게 예약했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과 이청용이 나선다.

중앙 미드필더 듀오는 기성용과 김정우가 먼저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또 포백 수비라인의 이영표, 차두리, 조용형이 주전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 있다.

골키퍼는 이운재가 주전이지만 에콰도르, 일본과 평가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끼었던 정성룡도 이운재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공격수는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로 누가 낙점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근호가 그동안 호흡을 맞춰왔지만 전담 키커인 `왼발 달인' 염기훈도 첫 월드컵 출전을 벼르고 있다.

안정환은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려 줄 `조커' 임무를 맡는 가운데 이승렬이 최종 엔트리에 든다면 선배 공격수들의 뒤를 받친다.

미드필더진에선 박지성-이청용, 김정우-기성용 단짝이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해왔다.

좌우 날개 백업 멤버로는 김보경과 김재성이 한 자리를 노린다.

베테랑 김남일은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이 유력하고 구자철과 신형민 중 한 명이 최종엔트리에 포함된다면 벤치 멤버로 대기한다.

수비진은 좌우 풀백 주전으로 이영표와 차두리가 굳어가고 있다.

다만 중앙수비수 2명은 조용형이 붙박이로 맡아왔지만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그리스가 `장신군단'이라는 점을 고려해 높이를 겸비한 이정수-곽태휘 듀오가 가동될 가능성도 있다.

골키퍼 한 자리는 이운재와 정성룡이 막판까지 허정무 감독의 믿음을 얻으려고 경쟁할 전망이다.

◇대표팀 예상 베스트 11(4-4-2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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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동진 박지성 ┃
┃ (이영표) (김보경) ┃
┣━┓ ┃
정 ┃ ┃ 박주영 ┃
성 ┃이┃ 조용형 김정우 (염기훈) ┃
룡 ┃ ┃ (곽태휘) (김남일) (이동국) ┃
┃운┃ ┃
김 ┃ ┃ ┃
영 ┃재┃ 이정수 기성용 ┃
광 ┃ ┃ (김형일) (구자철) 이근호 ┃
┣━┛ (신형민) (안정환) ┃
┃ (이승렬) ┃
┃ 차두리 이청용 ┃
┃ (오범석) (김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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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슈트프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