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 제출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축구대표팀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2일(한국시간) 오전 7시까지 예비명단 26명 중 3명을 탈락시킨 23명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내야 하기 때문에 벨라루스와 평가전이 끝나고 나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 감독은 "26명은 모두 남아공에 동행한다.

최종 23명에 포함되든 그렇지 않든 큰 차이는 없다.

23명에 들더라도 실제 경기에 뛰느냐의 주전 경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최종과 예비 명단의 차이는 엄청나다.

허 감독은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최종 엔트리 선별 기준으로 체력과 활용도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몇 경기를 치를 수 있게 체력을 준비시키고 있느냐"의 질문에 "우리 선수들의 체력은 걱정 없다.

한 경기라도 더 치르려고 노력 중이다"라면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달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체력을 최종 낙점 때 중요하게 판단할 것임을 암시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와 16강 진출까지 고려하면 비슷한 기량 조건에선 체력에 강한 선수들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최종 엔트리 발탁과 탈락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1989년 3총사' 김보경(오이타)과 이승렬(FC서울), 구자철(제주)은 이런 점에서 희망적이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 한국의 8강 진출에 앞장섰던 젊은 피 트리오는 허정무 감독이 "세대교체 차원에서라도 젊은 선수 몇 명을 데려가겠다"는 보증수표까지 받아들었다.

특히 왼발잡이라는 강점에다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미드필더 김보경은 최종 엔트리 경쟁에서 세 명 중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또 대표팀 출정식이었던 지난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 때 득점포를 가동했던 공격수 이승렬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중앙 미드필더 백업요원인 구자철은 마지막 시험무대인 오는 30일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 명을 확정한 골키퍼와 포지션별로 두 명씩 선발한 포백 수비진은 무난하게 23명에 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역시 경계선에 있는 포항 스틸러스의 미드필더 `듀오' 김재성, 신형민도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돼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첫날 훈련에 참가했던 김재성은 체력만큼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김재성은 얼마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느냐가 신형민과 막판 경쟁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수 중에선 허벅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이동국(전북)이 불안한 가운데 간판 골잡이 박주영(AS모나코)과 `왼발 마법사' 염기훈(수원), 조커 특명을 맡는 안정환(다롄 스더)은 최종 명단 한 자리를 예약했다.

이근호(이와타)도 박주영과 투톱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왔던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동국, 이승렬과 경쟁에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허정무 감독은 체력과 함께 여러 포지션을 뛸 수 있는 활용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허 감독은 "멀티 플레이어가 많을수록 좋다.

한 포지션에 복수 선수를 두는 틀을 가지고 가겠다.

어떤 선수가 해당 포지션에서 가장 능력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활용도 높은 선수를 중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점에선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김보경과 중앙을 물론 오른쪽 측면을 두루 섭렵한 김재성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세 명을 탈락시켜야 하는 결단을 앞둔 허정무 감독이 최종 어떤 선수들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노이슈트프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