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졸업시즌이 다가온다. 수백만 명의 대학 및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취업을 하기도 어렵지만 투자 전략을 세우기도 결코 녹록치 않다. 대부분의 새내기 투자자들이 목돈이 있을 리 없지만 처음 투자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30년 혹은 40년 은퇴 생활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에 1만달러의 밑천으로 투자를 시작한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대부분의 재정자문가들은 수수료가 낮은 펀드 혹은 상장지수펀드(ETF · Exchange Traded Funds) 등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펀드회사들은 젊고 경험이 없는 새내기용에게 적합한 다양한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다만 펀드에 어떤 자산이 어떤 비중으로 편입되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당연히 주식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다.

월스플래닝앤매니지먼트 대표인 제이크 엥글씨는 "40세가 안됐으면 100% 주식에 과감히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5년 이상 투자를 지속할 생각이라면 뱅가드의 소형주 중심의 ETF를 권할 만하다는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경기 회복이 지속될 경우 주가 상승폭이 클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금이 작아도 몰빵 투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타깃데이트 펀드' 투자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 펀드는 국내외 주식은 물론 채권 등을 편입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뱅가드 타깃 리타이어먼트 2050'은 다양한 '펀드오브펀드' 투자를 통해 미국 주식(72%)과 채권(10%)에 나머지 18%를 3종류의 국제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똑같은 펀드라도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인 매매를 통해 더 높은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기초 자산을 편입해놓고 가능하면 매매를 하지 않는 펀드도 있다.

새내기 투자자들은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좀 더 과감한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이머징 국가의 종목을 주로 편입하는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펠리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찰스 스콧 사장은 "새내기 투자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하는 국가에 대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의 이머징 시장 지수에 따라 자산을 보유하는 펀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머징투자 펀드를 판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직종의 주식을 전문적으로 편입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유용한 투자기법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정보통신,온라인 소매,의약 · 바이오테크 등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