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얼리어답터'의 기대주로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 신제품들의 국내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에릭슨과 HTC가 내놓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오는 5월 경 국내 출시를 앞두고 SK텔레콤과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엑스페리아X1을 한국시장에 내놓으며 주목받은 소니에릭슨은 자사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인 X10을 5월 중 출시할 것을 목표로 SK텔레콤과 막바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넥서스원’으로 유명한 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 HTC의 ‘디자이어’와 ‘HD2’(윈도폰)도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사용자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디자이어는 5월 출시가 거의 확정됐고, HD2의 경우 도입을 두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국내 단말기 업체들이 사양을 높이거나 디자인에만 치중하는 것에 비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한 이들 외산폰이 이처럼 국내 시장 공략을 서두르자 업계에서는 아이폰에 이어 '안드로이드 쇼크'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나 LG전자가 자칫 방심하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의 주도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며 "아이폰에 밀렸던 경험을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만회하기 위해서는 국내 사용자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외산 모델들을 갈망하고 있던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스마트폰 관련 까페를 중심으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엑페(엑스페리아 애칭)가 출시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디자이어가 곧 나온다고 해서 다른 제품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X10, 디자이어, HD2 도대체 이들 스마트폰에 무엇이 있길래 국내 얼리어답터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일까.

◇ 엑스페리아X10 SNS 특화폰

고사양의 특별한 기능을 갖춘 몬스터폰으로 알려진 엑스페리아X10은 아직까지 정확한 국내 출시 스펙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글로벌 스펙을 통해 국내에 들여올 모델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는 있다.

일단 사양 면에서는 ‘1842’로 요약된다. 즉 1GHz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8.1메가 픽셀 카메라, 4인치 대형화면을 갖췄고 2가지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능력을 보유했다.

4월 일본에서 가장 먼저 출시될 글로벌 모델에서는 안드로이드 OS 1.6버전을 채택했는데 국내에서도 이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2.1버전 업그레이드는 예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 소니에릭슨 측의 설명.

X10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플랫폼’에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고성능의 스펙만큼 중요시하는 것이 UI(User Interface), UX라는 것에 비춰봤을 때 X10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으로 평가된다.

소니에릭슨은 오픈 OS의 기본 바탕에 타임스케이프, 미디어스케이프와 같은 고유의 기능과, 인텔리전스 요소들을 통합해 스마트폰 사용 트렌드에 최적화된 UX 플랫폼을 창조해냈다.

특히 타임스케이프는 통화와 문자는 물론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 및 음악 검색까지 사용자의 모든 스마트폰 사용 기록을 시간 순서로 나열해준다. 누구와 언제 어떤 대화를 나누웠는지, 어떤 사진과 자료를 주고 받았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특화폰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미디어스케이프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음악, 사진, 동영상과 같은 미디어 파일을 관리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스마트폰에 보관된 미디어 파일들은 물론 본인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저장된 파일들까지 X10으로 불러와 확인할 수 있다.

◇ ‘디자이어’ ‘HD2’ 사용자 중심 스마트폰

HTC가 내놓은 ‘디자이어’에 대한 국내 얼리어답터들의 관심 또한 높다. HTC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위로 스마트폰에 있어서만큼은 삼성이나 LG전자보다 앞선다.

지난해 이미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 터치듀얼과 터치다이아몬드를 내놓은 뒤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일 스페인 월드모바일콩그래스에서 공개한 디자이어는 일단 사양 및 디자인 면에서 구글폰인 넥서스원과 거의 흡사하다.

안드로이드 OS 2.1 버전을 탑재하고 하드웨어는 퀄컴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와 3.7인치 아몰레드 터치스크린, 여기에 500만 화소 카메라를 채택했다. GPS지원 측위 시스템과 블루투스,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동영상 멀티터치 기능도 갖췄다.

넥서스원과의 차이점은 일명 ‘센스’라 불리는 HTC의 고유한 사용자경험(UI)을 탑재한 것이다. 사용자 중심으로 최적화된 센스 UI는 사용자가 특정 인물의 이름을 클릭만 하면 관련된 이메일과 사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정보를 한 눈에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해준다.

HTC의 또 다른 모델 HD2는 윈도 모바일 OS 6.5를 장착, ‘현존하는 최고의 윈도폰’ ‘괴물폰’ 등으로 불리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해외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었으며 일각에서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윈도폰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HD2는 퀄컴의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와 4.3인치의 대형 화면를 장착했고 무엇보다 아이폰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듣는 차별화된 반응속도를 자랑한다. 아이폰에서 지원하는 멀티터치를 맛볼 수 있는 첫 윈도폰이기도 하다. 윈도폰 사용자들의 불만 가운데 하나였던 UI측면에서도 HTC의 센스UI를 탑재, 가볍고 빠른 속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