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 "곽영욱 보고 의외라고 생각"…郭 "청탁이유 없어"

법조팀 = 한명숙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부인 김모 씨는 곽 전 사장에게 자백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공판에서 "(건강이 안좋은) 남편에게 `그러다 정말 돌아가신다'며 `혼자 속 썩이지 말고 털어놓고 전부 얘기하라'고 권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이 돈을 줬다고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관에 다녀왔으니 한 전 총리에게 인사를 했으리라 생각했다"며 검찰에서 `남편에게 한 전 총리를 뺀 여권 유력인사에게 유독 인사를 하라고 했다'고 진술한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곽씨와 함께 `총리공관 오찬'에 참석했던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오찬장에 온 곽 전 사장을 보고 `의외로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장관 때 국무회의에서 한 전 총리 옆자리에 앉았고 인간적으로 서로 존중했기에 (전임 장관) 몇 사람을 초청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증인으로 출석한 곽씨는 검찰에서 뇌물 공여액에 대한 진술을 수차례 바꿨으며, 검찰은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한 뒤 본격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곽씨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처음에는 한 전 총리에게 3만달러, 야당 유력 인사에게 2만달러를 줬다고 했다가 다시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고 나중에 한 전 총리에게 5만달러를 줬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곽씨가 날짜나 사건의 선후, 관련자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했고, 피내사자가 전직 총리로 정치인의 명예훼손 문제도 있어 확인해보고 하자는 취지에서 애초에 조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곽씨가 굉장히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고 우리도 그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면서 "이후 곽씨가 5만달러를 줬다고 말을 바꾸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황을 제시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정황만 보더라도 한 전 총리 측에서 `표적수사'로 주장하는 것은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곽씨는 한 전 총리에게 대한석탄공사 사장직과 관련해 청탁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한 전 총리가 먼저 쉬고 있어 어떠냐고 한 것은 기억나지만, 총리에게 공기업 관련해 이렇게 (청탁)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곽씨가 2004년 총선때 한 전 총리에게 후원금 100만원을 냈으며,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의 아들 결혼식때 축의금 10만원을 내는 등 두 사람이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 왔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