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축구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주영(25.AS모나코)의 상승세는 해가 바뀌어도 그칠 줄 몰랐다.

박주영은 새해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몽펠리에와 2009-2010 프랑스 정규리그(리그1) 홈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21분 루크만 아루나의 쐐기골을 도우며 4-0 완승에 한몫했다.

박주영은 지난달 17일 스타드 렌과 홈 경기(1-0 승)부터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해 모나코 12월의 선수로 뽑혔다.

비록 연속골 행진은 이어가지 못했지만, 새해 첫 출전 경기에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위안을 삼았다.

후반 33분 골대를 맞고 나온 헤딩슛은 두고두고 아쉬울 법했다.

올 시즌 박주영의 공격포인트는 벌써 6골 3도움으로 늘었다.

멈추지 않는 박주영의 활약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을 준비 중인 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 남아공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표팀은 잠비아(2-4 패)와 친선경기에서 완패한 데 이어 남아공 프로팀 플래티넘 스타스와 평가전에서도 졸전 끝에 0-0으로 비기면서 우려를 낳았다.

고지대 등 현지 환경에 적응이 안 된 상태였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에 모여 조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고 해도 남아공 프로 리그 중위권 팀과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긴 것에 대한 팬들의 실망은 크다.

박주영의 상승세는 대표팀에서 경쟁하는 K-리그 소속 공격수, 특히 타킷맨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제공권과 몸싸움이 좋은 타깃맨이 있으면 공격 옵션도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로 포스트 플레이를 해줄 공격 자원을 꾸준히 검증해 왔다.

그동안 대표팀의 4-4-2 포메이션에서 투톱으로 뛰어온 박주영과 이근호(이와타)는 빠르고 활동량이 많아 이들과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타깃맨이 있다면 다양한 공격진 운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허 감독을 만족하게 한 공격수는 없다.

허 감독은 급기야 잠비아와 친선경기 후 "좋은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쓰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존 선수들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타깃맨을 억지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리지는 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내비쳤다.

더구나 최근 박주영의 플레이를 보면 허 감독이 굳이 타깃맨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박주영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주로 최전방 원톱으로 뛴다.

키가 182㎝인 박주영은 장신은 아니지만 모나코에서 타깃맨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점프력과 타이밍이 좋아 상대팀 장신 수비수와 공중볼 다툼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늘 수비 한 두 명을 끌고 다니면서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 준다.

몽펠리에와 경기 후 프랑스 축구전문매체 풋볼365도 `몽펠리에 수비진을 괴롭혔다.

멋진 어시스트도 했다"며 `살림꾼' 박주영을 호평했다.

박주영의 활약은 대표팀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타깃형 공격수들에게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