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장학사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훈훈한 미담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김호림(21?남)군은 지난 20일, 힘찬장학회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장학금을 받았다. 김 군은 일제시대 종군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신 이옥선 할머니(81)의 손자이다. 2001년부터 힘찬장학회를 통해 장학사업을 해 온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이옥선 할머니와의 인연은 2001년 무료관절염수술을 해 드리면서부터 계속 이어져왔다”며, “현재 경희대 어학당에서 한국어공부를 하고 있는 김 군의 생활비가 없다는 사연을 듣고 장학생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종군위안부 이옥선 할머니-이수찬 원장, 9년간의 인연이 만든 대를 이은 나눔 이수찬 대표원장과 이옥선 할머니와의 인연은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1년 3.1절을 맞아 이 원장이 할머니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무료로 지원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고 강용권 씨의 저서 의 주인공인 이 할머니는, 1942년 중국 연길로 끌려간 이후, 2000년에 KBS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고향인 한국 땅에 귀향한 후 ‘나눔의 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었다. 갖은 고생으로 인해 무릎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었지만, 한국 국적이 없어 의료보험혜택을 전혀 받지 못해 관절염 치료는 꿈도 못 꾸고 있던 터였다. 이런 이 할머니가 관절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건 2001년, 당시 동인천길병원장을 역임하고 있었던 이수찬 원장을 만나면서였다. 이 원장이 이 할머니의 사연을 전해 듣고 3.1절을 맞아 무료수술을 해 드리게 된 것이다. 종합검사 결과 무릎 관절이 다 닳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할머니를 보며 이원장은 2,000만원에 달하는 할머니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 비용을 사재를 털어 지원해드렸다. 이후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 할머니는 건강한 다리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제의 만행을 증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할머니와의 인연이 3대인 손자와의 인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할머니는 꿈에 그리던 고향 땅에 돌아오긴 했지만, 조국이 외면했던 60여 년이라는 세월 동안 중국 땅에 함께 살았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매일 눈물의 밤을 지새왔다. 그런 중에 경희대학교에서 손자의 한국어 어학연수를 무료로 지원해주겠다며 손을 내밀었고, 학교 측의 배려로 손자인 김호림 군이 현재 경희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게 되면서 할머니는 그리던 손자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김 군은 내년 3월 경희대 어학당 졸업 예정이며 이후 국내 대학교 입학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수업비용은 무료이지만 숙박비를 비롯한 생활비는 이 할머니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교에 입학하더라도 생활할 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이 원장이 힘찬장학회를 통해 김 군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 군의 장학금은 올해 초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 나눔은 돌고, 돌아요… 힘찬병원, 연말 이색 장학금 전달식 이번에 김 군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힘찬장학회는 2001년부터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9년 째, 매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8기 장학생을 배출했으며, 올 연말까지 총 236명에게 2억 2천 6백 5십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올 연말에는 61명의 학생에게 각각 100만 원씩, 총 6,10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장학금 수여자는 서울, 경기도 수도권부터 강원도, 충청도 등지의 고등학생 28명, 중학생 32명, 대학 진학을 앞둔 1명이다. 지난 20일 부평 힘찬병원 9층 대강당에서 열린 에서는 예년과 다른 특별한 공연도 펼쳐졌다. 장학금을 받은 60여 명의 학생들이, 연말연시를 병원에서 보내야 하는 힘찬병원 입원 환자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송년 위문공연’을 연 것. 나눔의 손길에 감사하며, 위문공연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나눔을 환원하고 싶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마음에서 이루어진 행사였다. 단체로 산타모자를 쓴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관절염을 앓고 계신 어르신들 앞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합창했다. 이 날 행사에는 학생 60여명과 보호자 40여명, 병원 입원환자 20여명, 병원 관계자 20여명 등 총 14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해 연말 훈훈한 나눔의 장을 가졌다. 이 원장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도 있는데, 학업을 하는 데 있어 경제적인 여건이 걸림돌이 되는 사회는 훌륭한 인재를 아깝게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며, “어려운 생활환경 때문에 학업과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도 힘찬장학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장학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장학회 사업 외에도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진료 및 무료수술지원사업, 사랑의 쌀 전달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