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개 대회가 남았어요. 한두 차례 더 우승하고 싶어요. "

세계 강호들이 출전한 미국LPGA투어 미즈노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 · 미 · 일 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송보배(23)는 9일 전화인터뷰에서 "일본에서 3년 지내다 보니 일본투어에 친숙해졌다"며 "이번 우승으로 내년 미국투어 시드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출전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3년 프로 데뷔 후 6년 동안 국내 5승을 포함,통산 8승을 올렸다. 특히 올해 일본여자오픈과 미즈노클래식에서 우승컵을 안으며 이름을 알린 그는 우승 비결에 대해 "대회 때마다 항상 같은 마음가짐이다. 최대한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며 '나만의 플레이를 하자'고 다짐한다"고 귀띔했다.

송보배는 일본투어가 한국투어보다 규모 면에서 크고,잘 관리된 코스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큰 대회에는 1만명 이상의 갤러리가 몰려 선수들도 재미있게 경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목표는 일본 무대에서 많은 승수를 올리는 것.그는 "일본투어 데뷔 첫해인 2007년 우승하고 싶었는데 지난해 첫 승을 거두고 올해 2승을 추가했다. 미즈노클래식 우승을 계기로 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 2년 정도 뛰고 미국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본투어에 적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미국에 진출하면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므로 좀 더 고민해볼 참이다. 일본과 미국투어는 규모는 비슷한 반면 경비 · 세금 등 면에서는 일본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는 '미국투어는 명예,일본투어는 실속'이라는 속설과도 무관치 않다. 그는 "내년 미국 대회에 몇 번 출전할지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송보배는 아이언샷,특히 쇼트아이언샷을 잘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선수들보다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어낸다. 이번 대회에서도 사흘 동안 출전선수 중 가장 많은 19개의 버디를 솎아냈다.

그는 2008년 초 국내 대회에서 경기위원의 판정에 불복하는 바람에 '2년 출전정지'라는 징계를 당한 족쇄가 최근에야 풀렸다. 그동안의 가슴앓이에 대해 그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라며 답변을 피했다. JLPGA투어에 도전하려는 후배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먼저 기초적인 일본어는 배워두라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했는데 지금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가 됐다"며 "후배들은 아주 기초적인 말이라도 공부를 하고 일본투어에 건너오면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