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15일짜리 캔커피' '노화방지 기능의 나노 콜라겐 화장품' '100% 우리쌀 고추장'.

최근 소비재 업계에서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프리미엄화'다. 원료와 제조 방법혁신을 통해 제품의 기능을 한 차원 끌어올리면서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제품이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유통 식품 주류 화장품 등 소비재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맞추기 위해 제품 프리미엄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상이 지난 5월 내놓은 '청정원 순창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은 고추장 원료에 새바람을 몰고온 제품이다. 수입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고 100% 국산 쌀로만 만들었다. 원료 교체로 원가가 12% 이상 증가했지만,회사가 증가분의 50%를 부담하는 등 소비자를 배려한 부분도 눈에 띈다.

매일유업이 지난 6월 출시한 '바이오거트 퓨어'는 제품명에서 느껴지듯 색소,안정제,향료 등을 넣지 않은 무첨가 발효유다. 또 생산 과정에서도 개별 용기에 저지방 우유와 유산균을 혼합해 담은 뒤 일정 온도에서 자연 발효시키는 정통 방식으로 생산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우유가 지난 7월 선보인 '도토루 더 클래식'은 원료의 50%를 차지하는 우유를 서울우유의 최상급 1급 A원유만을 사용하면서 유통기한을 15일 이내로 줄였다. 기존 캔커피의 유통기한이 1년인 것과 비교할 때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또 커피를 로스팅한 후 향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유통,배송,판매의 전 과정을 냉장 유통하는 것도 매력 포인트의 하나.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9월 내놓은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는 발효유를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독성이 없는 헛개나무 열매에서 채취한 추출 분말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 제품 컨셉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알코올성 손상에 따른 간 보호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해태제과는 지난 10월 세계 최대 초콜릿 생산업체인 '발리 깔레보'사와 손잡고 일반 밀크 초콜릿보다 지방이 30% 적은 저지방 초콜릿 '발리'를 내놨다. 국내에서 유럽 프리미엄 초콜릿의 맛을 재현할 수 있는 제조 여건을 갖추기 위해 발리 깔레보사와 함께 2년간 한국과 유럽 현지를 오가며 생산라인 분석,기술 제휴를 진행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농심은 쌀을 90% 함유한 한국형 쌀국수 '둥지쌀국수 뚝배기'를 이달 초 선보였다. 농심이 2015년까지 장수 식품의 비중을 현재 10%에서 3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선포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장수 식품' 카테코리 제품이다. 농심은 이 제품을 필두로 쌀가공 제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 쌀 제품 생산능력을 현재 1만2000t에서 내년에는 3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브랜드숍 화장품 더페이스샵은 지난달 30대 이상 여성을 겨냥해 메마르고 푸석해진 피부에 탄력을 주는 '플레보떼 콜라제닉 콜라겐 C 703 크림'을 출시했다. 식물성 콜라겐 성분을 함유해 품질과 피부 안전성에서 우수하다. 또 나노기술로 콜라겐 성분의 입자를 모공 크기보다 작게 만들어 피부 침투가 용이하기 때문에 주름 개선 효과도 뛰어나다는 게 더페이스샵 측의 설명이다.

롯데칠성은 위스키 성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이달 초 '스카치블루'의 위조방지 장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뉴 DNA 시스템'으로 불리는 새 위조방지 기술은 겉라벨의 'DNA' 로고에 판별용액을 묻히면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고 다시 물을 묻히면 푸른색으로 되돌아오는 방식이다. 제품별 고유번호가 특수잉크를 사용하는 UV(자외선) 인쇄 방식으로 찍혀 UV램프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는 일류 레스토랑의 음식맛을 가정에서 간편한 조리로 맛볼 수 있도록 유명 호텔 요리사와 함께 레시피를 공동 개발한 '이마트 간편가정식(HMR)'을 지난 6월부터 전국 점포에서 판매 중이다. 아이템 수가 130여종에 달할 만큼 다양하며 이마트의 대표적 PL(자체상표)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