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안지키는 대통령.정부 아주 괘씸하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7일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를 수정 추진하려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돈을 퍼붓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세종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 남면 양화리 마을회관에서 주민 50여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세종시가 잘 안되면 (공공기관이 입주하는) 혁신도시까지 문제가 된다.

이 대통령은 혁신도시조차 할 생각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은 공주 출신 총리로 하여금 고향에 총을 쏘게 만들고 있다.

총리는 고향을 향해 총을 쏘는 저격수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문제 해결의 힘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며 "선진당은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원안 백지화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틀림없이 세종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해 놓고 이제 와서 '국가백년대계'니 '양심'이니 하면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한다"며 "(국민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과 정부가 아주 괘씸하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요즘 세종시 추진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굉장히 나쁜 얘기"라며 "우선 세종시 문제는 국민투표 요건에 해당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이 총재는 "땅과 산소를 내놓으면서 국가사업에 동참했지만 지금은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여러분들의 정성이 결코 헛되지 않고, 여러분들의 자손이 절대 불안하게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재는 간담회를 마치면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종시 사수하자', '이주민 살려내라', '세종시는 국익이다'란 구호를 차례로 외치며 세종시 원안추진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한편 원주민들은 이 총재와의 대화에서 "정부가 원주민한테는 (이주자 택지를) 150만원에 사라고 하면서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해선 싸게 준다고 한다.

원주민의 재산을 빼앗아서 기업에 주는게 말이 되는냐"(임붕철 양화리 이장),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추진을 12번이나 약속해 놓고 이제와서 안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다"(임창철 연기군의원), "정부에 사기당했다"(이완수 세종향우회장)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연기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sw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