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거액 계약할 듯

KIA가 12년 만에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으면서 우승을 이끈 주역들도 '몸값'을 다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호랑이 군단의 사령탑인 조범현 감독의 재계약이다.

조 감독은 2007년 10월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6억원에 사인하고 타이거즈 감독이 됐다.

2006년까지 SK 사령탑을 역임한 조 감독은 2007년 6월부터 KIA의 배터리 코치를 맡다가 KIA의 4번째 감독으로 취임했다.

조 감독의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으로 끝난다.

하지만 타이거즈의 숙원이었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만큼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 될 전망이다.

계약 기간과 총액 규모만 정해지면 된다.

현재는 김성근 SK 감독의 연봉이 4억원으로 가장 많고, 계약 기간은 선동열 삼성 감독과 박종훈 신임 LG 감독이 5년으로 가장 길다.

KIA는 조 감독에게 2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IA는 사령탑과 5년이라는 장기계약을 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계약 기간은 3년 정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몸값도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근, 선동열, 김경문 두산 감독 등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들은 모두 연봉이 3억5천만원을 넘기 때문에 조 감독의 연봉도 3억원 이상으로 책정될 수 있다.

선수단의 연봉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즌 내내 KIA 타선의 핵으로 활약한 김상현의 연봉 인상폭이 초미의 관심사다.

김상현은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이 56개를 때린 이후 6년 만에 최다 홈런왕(36개)이 됐고, 127개나 쏟아낸 타점 역시 이승엽(144개, 2003년) 이후 최다였다.

김상현의 이번 시즌 연봉은 5천200만원이다.

2008년 75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하면서 타율 0.243에 그친 탓에 연봉이 6천만원에서 13%나 깎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기록적인 활약을 펼친 만큼 연봉은 2배 이상 뛸 것이 유력하다.

류현진(한화)은 2006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고 나서 400%가 뛴 1억원을 받았고, 2008년 2관왕에 오른 김광현(SK)은 연봉이 4천만원에서 225%(1억3천만원)나 오르는 등 연봉 1억원이 되지 않는 선수가 특급 활약을 펼치면 다음해 연봉이 수백%씩 뛰었다.

타자의 경우 두산 김현수가 2008년 3관왕을 달성하고 나서 연봉이 200% 수직 상승했다.

4천200만원에서 이번 시즌 1억2천600만원으로 올랐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연봉이 반 토막 난 최희섭도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최희섭은 2008시즌 타율 0.229에 홈런 6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자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했고 3억5천만원의 연봉은 42.9%가 깎여 2억원이 됐다.

하지만 국내 무대 복귀 3년째를 맞은 올해는 타율 0.308을 치고 홈런 33개를 날리는 등 4번 타자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타점은 100개를 수확했고 결승타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5개를 치는 등 '해결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2년차 나지완이나 안치홍 등 신인급 선수들의 몸값도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나지완과 안치홍은 올해 각각 23홈런-73타점, 14홈런-38타점을 치며 맹활약했다.

'토종 에이스' 윤석민, '0점대 평균자책점' 소방수 유동훈 등 투수들도 큰 폭의 연봉 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KIA 선수들은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는 포스트시즌 수입 배당금과 모그룹 포상금 등을 합해 사상 최다인 35억원 이상의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4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축승회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성원하고 염원했는데 여러분이 이뤄줘서 너무나 감사하다"며 "다른 구단에 비해 하드웨어가 열악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앞으로 최대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염원을 달성한 호랑이들이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맞는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