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최초 워터파크 리조트 내달 16일 그랜드오픈
올연말 유럽도 진출...개관 20주년 맞아 분주

"대통령이 외국계 호텔 오픈 행사에 오는 것은 처음일 겁니다"

필리핀의 3대 휴양지인 세부에 위치한 `임피리얼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 앤 스파'의 강영철(47) 총지배인은 지난 26일 현장 취재 기자단을 맞아 질의응답에 몇 분을 할애하지도 못한 채 급하게 자리를 떴다.

내달 16일 그랜드오픈 행사 준비에 눈코 뜰 새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오픈 행사에 참여한다는 통보를 받은 뒤부터는 더욱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다.

이 리조트는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아시아와 유럽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한국 토종'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의 브랜드 수출 야심작이다.

필리핀 최초로 대형 워터파크가 들어섰고, 필리핀 최대 규모의 리조트 복합단지로 조성됐다.

필리핀 막탄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임피리얼팰리스가 아시아권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곳이다.

지상 11층에 객실은 557실로, 지역의 경쟁업체이자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샹그릴라 리조트보다 크다.

필리핀해가 눈앞에 확 펼쳐지는 디럭스룸이 128개에 달하고, 스위트룸도 372개나 된다.

또 9개의 스파룸과 48개의 풀(Pool)빌라, 어린이를 위한 키즈클럽이 있고, 최첨단 IT시설을 겸비하고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 규모의 연회장도 갖춰져 있다.

연회장에서 필리핀 정부가 관여하는 이벤트 행사를 이미 한차례 치러 검증을 마쳤다.

워터파크에 있는 30∼40m 길이의 슬라이드 3개와 유수풀은 필리핀 현지인들은 물론 각국의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9개의 식음업장에는 한국 본사에서 파견된 관록의 주방장 3명이 맛깔스런 김치 등 토속 반찬을 곁들인 한식과 퓨전 중식 등 다양한 요리를 제공한다.

리조트에는 180m 길이의 전용 해변도 있다.

해양스포츠센터에서는 제트스키와 바나나보트, 카약, 수상스키,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레저를 체험할 수 있다.

제트스키는 215마력의 힘을 가진 최신형 기종으로 모두 9대다.

파도를 차고 나가는 힘이 엄청나 최대 시속 125㎞의 폭발적인 속도를 낸다.

레저 장비는 동남아권에서는 최고 성능이라고 관리인은 자부했다.

리조트 인근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부지가 확보돼 설계를 마쳤기 때문에 이르면 1년 후에 완공될 예정이다.

세부 리조트는 한국인들이 인테리어 등 건축을 주도, 완벽하게 `한국형'으로 조성됐다.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들은 모두 한국형 서비스 매뉴얼을 익혔다.

이때문에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의 `무릎 꿇고 주문받는 서비스'를 볼 수 있다.

강 지배인은 "세부의 6개 특급 호텔중에서 독과점의 비중을 차지하는 샹그릴라와는 하나에서 열까지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리조트는 BXT(부산종합버스터미널)와 대한전선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고, 임피리얼팰리스는 로열티를 받고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를 빌려주는 형식이다.

현지에서 채용한 인원은 1천명이다.

관광객 유치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 고용 창출에도 일조한 셈.
아로요 대통령은 이 때문에 이 리조트의 잠재 기여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애초 리조트 그랜드오픈은 임피리얼팰리스의 개관 20주년 기념일인 9월18일에 하려 했으나 아로요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이틀을 앞당겼다.

임피리얼팰리스는 유럽의 정통 호텔과 `적진에서' 대결할 준비도 하고 있다.

독일의 본에 호텔을 오픈하는 계획을 올 연말 공식 발표할 예정.
본이 속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에서 먼저 요청이 왔다.

토지, 건축비는 해당 주정부가 부담하고 임피리얼팰리스가 건물 건축과 인테리어, 운영을 맡는 쪽으로 협의중이다.

호텔 선진권역인 유럽의 한복판에서 아시아권 호텔을 유치하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당연히 국내 호텔이 유럽으로부터 이러한 주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임피리얼팰리스는 자부하고 있다.

설립자인 신철호 회장이 유럽의 각국을 돌며 수집한 명화와 진귀한 골동품 등으로 객실과 레스토랑 등을 장식한 임피리얼팰리스의 `앤티크 개념'은 유럽인들에게 익숙하고, 여기에 가미된 한국형 서비스는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피리얼팰리스는 앞서 2007년 12월 일본의 후쿠오카 중심에 있는 다이이치 호텔을 인수, 객실 220여개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운영중이다.

자국 호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일본 시장에서 진출 초기에는 고전했지만, 오픈 1년9개월이 지나면서 정착 단계를 맞고 있다.

임피리얼팰리스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유럽 진출과는 별도로 국내 사업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이태원호텔을 인수, 이르면 이달 말에 지상 11층에 137개 객실을 갖춘 `부티크 호텔'로 새롭게 열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중이다.

`부티크 호텔'은 규모는 작지만 도시적인 감성과 독특한 개념의 인테리어 등을 활용해 꾸민 호텔을 말한다.

앞서 2008년 3월에는 외식사업부 1호점 `에끌레어'를 오픈하는 등 외식사업에도 이미 발을 담갔다.

1989년 아미가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주년을 맞은 임피리얼팰리스가 세계적인 체인 호텔에 맞서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서 `토종의 매운맛'을 어떻게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세부<필리핀>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