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당의 공천 경쟁이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30일 현재까지 확정된 10월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은 경기 안산.상록을, 경남 양산, 강원 강릉 3곳.
규모면에선 `미니'이지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조문 정국' 이후 민심을 파악할 수 있고, 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28일 재보선 공천심사위의 임명장 수여를 시작으로 공천심사 활동에 돌입했고, 민주당도 다음 주부터 선거구별로 기초조사에 착수하는 등 재보선 준비에 들어간다.

◇경남 양산 =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로 인한 여권내 지도체제의 변화와 정권심판론을 고리로 한 야권의 연대, 친노인사 출마에 따른 전.현 정권의 대결 가능성 등 다양한 이슈가 얽혀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박희태 대표가 공천을 받자마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하는 등 서서히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의 출마와 대표직 사퇴 시기 등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는 대표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이계는 공천 신청 전에 대표직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계파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표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김양수 전 의원은 당 공천이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강행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조짐이 보이자 한나라당은 공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공정한 조기 공천을 통해 당내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비공식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카드'로 전.현 정권의 대결과 정권 심판론의 선거구도를 확실히 부각,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당의 기대와는 달리 본인의 거부의사가 완강해 `문재인 카드'는 불발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송인배 전 청와대 시민사회조정비서관 등 다른 참여정부 인사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박 대표의 출마가 결정되면 젊은 지역후보를 전략공천, `나이 든 낙하산 후보 대 젊은 지역 일꾼'의 선거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일꾼을 전략공천해 승리했던 인천부평을의 선거 전략을 재활용하자는 전략이다.

◇안산.상록을 = 수도권이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이곳의 승패가 재보선의 전체 성적을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이진동 전 안산.상록을 당협위원장과 홍장표 전 의원의 부인인 이은랑씨, 송진섭 전 안산시장 등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17대까지는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데다 수도권이란 상징성도 있는 만큼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같은 거물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재목 안산상록을 지역위원장과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 이영호 전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다.

무소속 예비후보인 임종인 전 의원도 경선으로 공천할 경우 민주당에 복당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전략공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선거구인데다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선거구라는 판단에서다.

`친노(친 노무현) 끌어안기'를 통해 `친노 신당'을 견제한다는 취지를 덧붙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안희정 최고위원,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 강원 강릉 = 한나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계파간 공천 경쟁이 치열한 반면 민주당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친이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이호영 전 안국포럼 특보, 김창남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친박계에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시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강원도 총책을 맡았던 심재엽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박 전 대표는 심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직접 참석해 `의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 강릉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최돈웅 전 의원도 아직 예비후보로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출마 결심은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강릉시 지역위원장인 홍준일 전 청와대 행정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역을 누비고 있다.

지역 연고 때문에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의 이름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장하나 기자 soleco@yna.co.kr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