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이 FA컵과 K-리그에서 모두 우승하는데 전념하겠다.

후반에 우리 팀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져 연장까지 갔지만 대승을 거둬 앞으로 더 잘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라이언킹' 이동국(30)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동국은 15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 유나이티드와 2009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에서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전반에만 4분 사이로 두 골을 넣으며 5-2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 1일 FC서울과 FA컵 16강에서 혼자 두 골을 넣어 3-1 완승과 소속팀의 8강행을 이끈 데 이어진 두 경기 연속 2골 행진이다.

정규리그에서도 12골로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는 이동국의 득점포가 연일 폭발하는 것이다.

이동국은 이날 전력의 핵 `4인방'인 최태욱, 에닝요, 루이스와 함께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지난 12일 수원 삼성과 K-리그 12라운드 1-1 무승부 때 체력 소모가 컸던 네 명에게 조금 더 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대신 전북은 `젊은 피' 하대성을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서정진과 임상협을 좌우 날개로 폈다.

최강희 감독의 카드는 주효했고 하대성이 전반 12분 선제골을 뽑았다.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서정진이 공을 띠우자 임상협이 헤딩을 했고 상대 골키퍼 김성민이 쳐냈지만 하대성이 달려들며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든 것.

기세가 오른 전북은 후반 11분 이동국과 에닝요를 교체 투입하고 3분 뒤 이현승의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전북은 제주의 역습에 허를 찔렸다.

제주는 거센 반격으로 후반 20분 구자철과 33분 오베라가 잇달아 전북 골문을 가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전북으로선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는 위기의 상황이었지만 부활한 골잡이 이동국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동국은 연장 전반 8분 에닝요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고 나서 4분 후에도 루이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제주는 추격 의지를 잃었고 전북은 연장 후반 10분 에닝요가 한 골을 더 뽑으면서 5-2 대승을 완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실패 후 지난해 성남 일화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이동국은 `재활 공장장' 최강희 감독과 FA컵과 정규리그에서 2관왕을 달성하겠다는 기대가 크다.

전북은 FA컵 준결승에 올랐고 정규리그에서는 승점 28로 서울(승점 30)과 광주(승점 29)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동국은 "우리 팀이 상당히 좋은 위치에 올라와 있어 FA컵과 정규리그에서 모두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규리그에서 팀이 1, 2위 안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대표팀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이 자신을 겨냥해 질책성 발언을 한 것을 의식한 듯 "대표팀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마음을 비웠다.

우리 팀이 우승하는 데만 전념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수원과 경기 때문에 이동국은 몸살 기운이 있었고 루이스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체력 소모를 줄이고 이긴 건 다행이다.

주말에 대구FC와 경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승리에 만족해했다.

이동국에 대해선 "동국이는 후반에 투입되든 90분을 모두 뛰든 문전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득점 감각이 살아났다.

앞으로 심해질 상대 견제를 이겨나가야 한다"고 조언한 뒤 "김형범이 부상으로 아웃됐지만 브라질리아를 가동하면 최태욱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는 등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