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 · 29 재보선을 통해 원내로 들어온 지 석 달째를 맞았지만 비정규직법 미디어법 등 쟁점현안에 묻혀 민주당 복당 여론 조성이 여의치 않자 정치발언을 자제한 채 조용히 대인접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8일 정세균 대표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분란이 일어날 수 있어 복당을 들춰낼 상황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데 대한 의견을 묻자 '허허'웃으며 '서예 예찬론'으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1층에서 붓글씨를 배우는 데 정신수양에 도움이 많이 돼 동료 의원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적극적인 대외활동보다는 복당 여론을 위한 물밑 접촉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신건 의원과 함께 국회 중앙홀에서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을 위로 방문해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정 의원의 탈당으로 공석이 된 동작구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에 민주당이 최근 허동준 부대변인을 임명한 데 대해 일부 지구당 관계자들이 반발하자 직접 전화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은 시민단체 및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과 여의도 증권가에서 '미디어법 반대' 가두홍보전을 펼쳤다. 민주당과 무관한 행사로 국회의원 중에는 정 의원이 유일한 참석자였다. 정 의원은 비정규직법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구하고 '혁신도시 의원모임'에도 참가하는 등 원내 활동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