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개발자들이 애플의 온라인장터 앱스토어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다.

12일 현재 앱스토어의 유료 '톱 100' 내에는 게임빌 '제노니아'(23위), 허한솔 'Type drawing'(40위), 게임빌 '베이스볼슈퍼스타즈 2009'(41위), 바닐라브리즈 'i-Gun'(59위), 구로소프트 'warship'(79위) 등 5개가 포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재까지 앱스토어에 등록된 한국 개발자는 149명이며 등록된 어플리케이션은 798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성공작은 지난 3월 변해준 씨가 만든 게임 '해비매크'로 전체 다운로드 순위 5위, 게임 순위 3위까지 오르며 서비스 2주만에 10만달러(1억2500만원)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범 씨의 '프레시워터 아쿠아리움'과 컴투스의 '월드오브튠스'도 유료 랭킹에 올랐으며, 지난달에는 e2dndesign이 만든 '9툴박스'가 무료 'Top 100'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앱스토어에는 개발자들이 연간 99달러(약 12만8300원)를 내고 등록한 뒤 직접 만든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판매가는 개발자 마음대로 정할 수 있으며, 판매 수익은 개발자가 70%, 애플이 30%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한국 개발자들이 앱스토어로 모여든 것은 높은 시장성과 오픈된 환경 덕분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콤스코어에 따르면 아이폰 이용자의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일반 휴대폰 이용자의 8.5배에 달한다. 최근 애플이 새 아이폰 출시를 발표해 시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앱스토어는 또 이용자 간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 평점과 리뷰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이런 탓에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개발사라 하더라도 콘텐츠를 인정받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세계 오픈마켓 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개발자들에겐 콘텐츠만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앱스토어 시장에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앱스토어에는 개인 개발자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소니와 같은 대기업들이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아이디어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까지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앱스토어 유료 'Top 25'에 두 개의 콘텐츠를 올렸던 게임빌은 2006년 미국 법인을 세우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게임빌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철저한 시장 조사를 거쳐 현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지 정서에 맞추기 위한 게임 시스템 개발과 디자인 요소를 업그레이드 하는 등 꼼꼼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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