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왔습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촌주공아파트에서 부지런히 택배를 나르는 기사 김종철씨는 올해 77세다. 강서노인복지관에서 택배를 받아 하루 40개가량을 배송한다. 김씨는 "한 달에 1000개 정도 배달하는데 개당 500원을 받으니 월 50만원 정도 번다"며 "일하면서 용돈도 벌고 운동도 되니 1석3조"라고 자랑했다.

'실버 택배'가 아파트단지 택배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했다. 실버 택배란 경로당 노인복지회관 등을 택배 거점으로 활용,아파트 가구에 배달할 물건을 해당 지역 노인들이 담당하는 것이다. 노인 기사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택배만 취급하므로 이동 부담도 적다.

현대택배는 저소득층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아파트택배 업무제휴'를 맺고 지난해 1월부터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초기 4개 택배 거점에 20여명이 참여했지만 현재는 전국 72개소 396명으로 인원이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월평균 택배 배송 물량도 지난해 5월 1만5000개에서 지난달에는 3만2000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택배는 실버 택배가 활성화됨에 따라 업무 범위도 단순 배송에서 집하(각 가정에서 보낼 택배 수거업무)까지 확대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전국에 200여개 택배 거점을 구축,1000여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박재영 현대택배 대표는 "아파트 택배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 활동에 참여시켰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기업 사회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며 "아파트 택배를 통해 더 많은 어르신들께 일자리를 드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