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저연비 차량 교체에 대한 보조금을 혜택을 부여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위기에 처한 미국 자동차 기업을 살리는데 법안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 연비가 좋고 중소형차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수혜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소형차 수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시장에서 평균 연비가 최고 수준인 차를 팔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 9일 저연비 차량을 고연비 차량으로 교체 구입할 경우 정부가 최대 4500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바마 미 대통령도 이 법안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원 통과와 행정부의 승인도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소형 세단과 소형 SUV 라인업이 완비된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법안에 따르면 신차 가격이 3만5000달러 이내에서 연비가 4mpg 개선된 차를 사면 3500달러, 10mpg 개선된 차를 사면 450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며 "반드시 대형 SUV나 픽업 트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보조금 지급이 많은 연비 28mpg 이상의 중소형 세단과 소형 SUV 구매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원재자 가격 상승으로 원화강세 압력이 약해지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형차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동유럽과 남미 등 우리 기업의 주요 수출지역 수요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내수 판매가 크게 회복된 점을 고려해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또한 2분기 들어 가동률 상승과 내수 시장에서 중대형차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를 업종 내 최선호주(top pick)로 꼽았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