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쌍용차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지 벌써 보름이 지났지만 사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답답한 노릇이다. 쌍용차 평택공장에서는 노조의 '옥쇄파업'과 회사측의 직장폐쇄로 이어지고 있는 사태해결을 위해 어제 노 · 사 · 정 간담회가 열렸지만 '노사가 상생방안을 찾고 대화를 계속한다'는 원칙만 확인했을 뿐이다. 회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풀지 않을 경우 8일 이후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어 극적인 돌파구(突破口)가 마련되지 않으면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파산위기에 몰린 쌍용차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1000여명을 정리해고해야 하는 상황은 안타깝지만,이를 거부할 경우 7000여명의 쌍용차 전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파산의 길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노조는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게다가 쌍용차가 문을 닫게 될 경우 1600여개의 협력회사와 여기에 소속된 직원과 가족을 포함해 20여만명의 생계가 당장 위협받게 된다. 쌍용차 노조는 어제 쌍용차 협력업체 소속 4000여명이 '쌍용차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를 갖고 "노사간 극한대립은 공멸"이라며 파업 중단을 요구한 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금 쌍용차는 노사가 하나로 뭉쳐도 회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현실은 노사가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사태로 치닫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쌍용차 노조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몰락과 뒤늦은 노조의 파업 자제 결의를 교훈삼아 당장 파업을 철회해야 한다. 사측도 끝까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