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치권의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 가운데 한 명인 리처드 워스 국민당 의원의 추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특히 그를 경찰과 국민당 등에 고발해 내무장관직 등에서 물러나게 만든 당사자가 오클랜드에서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40대 한인 여성이어서 교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성은 사건이 불거진 뒤 자신의 친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밝혀 워스 의원을 압박했고, 워스 의원은 법적으로 자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며 모든 자위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앞으로의 사태전개가 주목되고 있다.

이 여성은 4일 친구 입을 통해 뉴질랜드 언론에 워스 의원이 뉴질랜드 한인 사회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어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지난 3월 그의 초청을 받아 웰링턴에 있는 국회의사당을 방문했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이 의사당을 방문했을 때 워스 의원이 인맥 등을 통해 사업을 도와줄 수 있다며 장관자격으로 그를 접대하고 호텔 방까지 잡아두었다면서 그곳에서 두 사람 사이에 '성적인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이튿날 아침에 워스 의원과 식사를 함께 한 뒤 오클랜드로 돌아왔다.

그는 이 사건으로 고민을 해오다 2주전 경찰에 신고했고 총리에게도 알리기 위해 타우 헤나레 국민당 의원 사무실에 찾아가 사건의 진상을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친구는 밝혔다.

친구는 이 여성이 뉴질랜드에서 수년 동안 살고 있으며 시민권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 사건을 경찰에 고발한 뒤 동료 한인으로부터 협박을 받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워스 의원은 공보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이 성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법적으로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문과 추측에 바탕을 두고 쉽게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그것은 나의 정치 인생에 심각한 손상을 주고 있고,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상처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혐의점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혐의점이 나올 경우 자신은 강력한 자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당은 워스 의원이 노동당원인 한 여성에게도 일자리를 제의하며 '원하지 않는' 접촉을 시도했다면서 이 여성은 그로부터 상스러운 내용의 텍스트 메시지와 전화를 각각 40통과 60여 통 받았었다고 주장, 그를 더욱 궁지에 몰아놓고 있다.

또 존 키 총리도 경찰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워스 의원이 다시 내각에 돌아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그 이유는 장관으로서 그가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박사이기도 한 워스 의원은 지난 1999년 정계에 입문한 변호사 출신 4선 의원으로 홍콩 뉴질랜드 경제인 연합회 회장, 인도 무역 그룹 의장 등을 지낸 뒤 최근까지 한-뉴질랜드 경제인 연합회 의장직을 맡고 있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