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62) 대표는 일본 정계 유수의 명문가 태생으로 학자(센슈<專修>대 조교수) 출신이다.

조부가 지금의 자민당을 만든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전 총리이고, 부친은 하토야마 이이치로(鳩山威一郞) 전 외상이다.

친동생은 자민당 소속으로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60) 현 총무상을 맡고 있다.

증조부가 귀족원(현 참의원)을 지냈기 때문에 4세 세습의원인 셈이다.

도쿄대 공대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센슈대 조교수로 학자의 길을 걷던 중 1986년 중의원 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된 7선 의원으로, 지역구는 도쿄도 분쿄(文京)구다.

1993년 6월 자민당 분열시 자민당을 탈당해 신당사키가케에 합류했다.

비(非) 자민당 호소카와(細川) 내각에서 관방부장관을 역임했다.

1996년에는 간 나오토(菅直人) 현 민주당 대표대행과 민주당을 창당하고 1999년 9월 대표 선거에서 승리해 대표에 취임했다.

2002년 12월 보궐선거 참패 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어 2005년 9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대표 체제에서 간사장을 맡았고, 다음해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 체제에서도 계속 간사장직을 맡아 오자와 대표를 적극 보좌하면서 당을 이끌어 왔다.

오는 9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치러지는 중의원 선거에서는 일본 현대정치의 틀을 다진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를 외조부로 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와 여야간 '총리 손주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대표의 조부는 1954년 일본민주당을 결성, 총리에 취임한 뒤 이듬해 보수연합으로 오늘날의 자민당을 결성, 1956년 12월까지 총리를 지낸 바 있다.

동생인 구니오(邦夫.59) 총무상과는 형제 중의원 의원으로, 자민당을 같이 탈당해 민주당을 결성하는 등 행동을 같이하기도 했으나 노선 대립으로 결별, 동생은 자민당에 복당했다.

그러나 가족으로서 형제애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형제는 조부의 정치 이념인 '우애'를 구현하고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사설 정치학원인 '하토야마 우애숙(塾)'을 추진하고 있다.

모친이 세계적인 타이어 제조업체인 브리지스톤 창업자의 장녀인 관계로 정치 자금면에서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부인은 일본의 배우 등용문인 권위 있는 다카라쓰카(寶塚) 극단 출신으로 슬하에 자녀는 없다.

그는 일본 열도가 일본인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며, 정주외국인에 대한 참정권 부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고문과 민주당 내 일한교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재일한국인 등의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한 의원 연맹에도 가담하는 등 한국에 대해서도 매우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