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올 들어 매달 언론에 공개한 백화점 매출 자료에 작년 말 개점한 아울렛 2개 점포의 매출을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아울렛의 매출을 롯데백화점 매출과 합산한 수치를 발표하면서도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의도적으로 실적을 좋게 보이려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과 12월에 각각 문을 연 광주 월드컵아울렛과 김해 프리미엄아울렛의 매출을 백화점 실적으로 넣으면서 올 들어 다른 백화점들을 압도하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그 덕에 지난해만 해도 매출 신장률이 가장 낮았던 롯데가 올 들어선 단연 1위로 부상한 것이다. 주요 백화점들이 지난 20일 발표한 봄 정기세일(3~19일) 매출을 보면 롯데의 증가율이 작년 봄세일 대비 8.2%로 현대백화점(4.8%),신세계백화점(5.1%),갤러리아(4.3%)에 비해 훨씬 높았다. 경쟁사들이 불황의 여파로 작년 봄세일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3~7%포인트 떨어진 반면 롯데만 3.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달 초 내놓은 올해 1분기 매출 자료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전점 기준으로 11%,기존점(작년 10월 문을 연 건대 스타시티점 제외) 기준으로 9.4%의 신장률을 내놨다. 이 역시 현대(4.0%)나 신세계(6.1%)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이다. 하지만 아울렛 매출을 빼면 상황은 반대가 된다. 롯데의 봄세일 신장률은 8.2%에서 3.6%로 뚝 떨어져 백화점 3사 중 가장 낮아진다. 1분기 매출 증가율도 5~6%대로 떨어진다.

롯데 측은 "아울렛을 백화점 사업부문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백화점 매출로 잡는다"며 "전점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그대로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롯데는 기자들이 기존점 기준 매출 자료를 요청해도 아울렛 매출은 빼지 않고 건대 스타시티점만 제외한 수치를 제시해와 해명이 군색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업태가 전혀 다른 아울렛을 백화점 매출에 포함시킨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국내 최대 백화점인 롯데의 실적은 중상층 소비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만큼 자칫 소비경기를 실제보다 장밋빛으로 보이게끔 만드는 '착시'를 불러올 수 있다. 롯데가 내달 초 내놓을 4월 매출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