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에서 11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가 반 정부 시위사태로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당초 12일까지 파타야에 머물 계획이었으나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탁신 친나왓 전 태국총리를 지지하는 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이끄는 시위대는 아세안+3 정상회의’개최 장소인 파타야 소재 호텔 회의장에 난입했다.시위대는 이날 오후 경찰 경계선을 돌파,호텔의 유리문을 깨고 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로 들어갔다.시위대는 이와함께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묵고 있는 호텔 등을 봉쇄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태국 반정부 시위대 규모는 1만여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방콕에서 택시와 버스 등을 나누어 타고 파타야에 도착했다.

격자들에 따르면 대형 폭죽과 화염병 새총 각목 등으로 무장한 빨간 옷차림의 반정부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서 정상회의를 지키려던 푸른 옷차림의 현지 주민들과 충돌을 벌였다.UDD는 국왕과 왕실에 대한 충성의 뜻으로 노란 옷을 입는‘국민 민주주의 연대(PAD)’와 구별해 빨간 옷을 입고 거리 시위에 나서 UDD는 ‘레드셔츠’로,PAD는‘옐로 셔츠’로 불리고 있다.파타야 주민들은 이들과 구분해 푸른 옷차림으로 정상회의장 보호에 나섰다.급기야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파타야 및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때문에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개최가 무산됐을 뿐만 아니라 12일 예정됐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하루 앞당겨 열리는 등 각국 정상들의 개별 일정도 어그러졌다.3국 정상회담을 전후로 한·일,한·중 정상회의도 잇달아 개최됐다.

이 대통령은 원자바오 총리와 만나 최근 중국 측의 재정 지출을 통한 경제 위기 극복 노력을 높이 평가한 뒤 “경제가 어려워도 양국간 무역 거래량은 2008년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지난해 일본 후쿠오카 정상회의에서의 원자바오 총리 제안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양국간 실무협의를 통해 이행상황을 점검해 나가도록 하자”고 말했다.이에 원자바오 총리는 “양국간 금융협력을 가속화하고 국제 금융시스템을 감독하는데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유엔 등에서 양국간 긴밀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한·중·일 정상회의에서 3국은 금융위기 극복 및 북한 로켓 발사와 관련해 공동보조를 취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타야(태국)=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