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을 총괄해 오던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가 폐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성공단 등 경협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민경협은 2004년 7월 북한 내 대남 경협기관들을 통합해 내각 산하 장관급 기구로 출범했다. 산하 기구 중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개성공단 사업을 관장해왔다.

민경협의 폐지는 당장 현대아산 직원 억류 등의 현안이 걸려 있는 개성공단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에서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애로사항을 공론화해왔던 민경협이 폐지되면서 육로 통행 차단,관계자 억류 등의 비상 사태에 대처할 여지가 더 좁아졌다.

대남통일사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통일전선부 산하에 민경협을 대체할 조직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향력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개성공단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 내부의 정책에 혼선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개성공단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북한이 남북 간 평화공존 사업에 기대를 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연철 한겨레 평화연구소장은 "이번 조치가 북한이 대남 경제협력기구의 현실적 필요성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남북관계가 조만간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밝혔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