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취한 탄수화물을 간(肝)에서 지방으로 전환시키는 유전자가 발견됨으로써 비만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사이언스 데일리가 19일 보도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영양학-독성학교수 설혜숙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DNA-PK(DNA-단백질 키나제)라고 불리는 유전자가 간에서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전환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설 박사는 이 새로운 발견으로 탄수화물 과잉섭취에 의한 비만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이 유전자가 앞으로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그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DNA-PK는 DNA 손상 수리를 돕는 유전자이기 때문에 이미 많은 연구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 유전자를 억제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유전자가 간에서 지방을 합성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구팀은 쥐실험을 통해 이 유전자를 녹아웃(제거)시켜 보았다.

이 유전자가 없는 쥐들에게 지방은 없고 탄수화물이 70%인 먹이를 준 결과 이 유전자의 기능이 살아있는 쥐들에 비해 체지방이 40%나 적고 살이 찌지 않았으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이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할 경우 빵, 파스타, 쌀식품 같은 탄수화물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포도당으로 흡수돼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각 조직의 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간에서는 그러나 포도당이 에너지로 연소되지 않고 지방산으로 전환돼 주로 체내의 지방조직에 쌓이게 된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는 인슐린이 간세포의 수용체와 결합면선 시작되는 일련의 연쇄반응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분자로 활약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 연구논문은 과학전문지 '세포(Cell)' 최신호(3월20일자)에 게재되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