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호무역주의 극복 위해 통상전문가 영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김현종 (金鉉宗.50) 전 유엔대사가 '삼성맨'으로 변신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9일 "김현종 전 대사를 사장급인 글로벌 법무책임자로 영입하기로 했다"며 "향후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해외 특허, 반덤핌 등 해외법무 및 지적재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고 밝혔다.

미국에 체류중인 김 사장은 내주 귀국해 삼성전자에서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김 사장을 영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경제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전문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각국 정부가 자국의 산업과 기업을 지키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무역규제 조치를 남발하는 등 보호무역주의에 기대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가 절실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매출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상황"이라며 "통상전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와 전략과 함께 경험이 풍부한 통상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미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미국 최대 로펌인 Skadden Arps 및 Milbank Tweed에서 변호사로 4년간 근무했으며,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수석 재판연구관으로 활약한 통상전문가다.

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재직 당시 김종훈 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한.미 FTA 협상을 시작부터 최종 타결에 이르기까지 협상팀을 이끌었고, 2007년부터 2008년까지는 주 유엔대사로 재직했다.

한편 최근 통상관련 국제분쟁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통상 전문가를 영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미 FTA 체결 당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로 한국과의 협상을 총지휘, 김현종 사장의 협상 상대역이었던 카란 바티야(Karan Bhatia)도 지난해 3월 GE의 국제법률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돼 국제 분쟁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