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교통학회, 광역철도 토론회서 제안
총공사비 15조원..생산유발효과 30조원

대한교통학회가 수도권 지하 고속급행철도, 일명 대심도(大深度) 철도 노선으로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 등 3개 노선을 제안했다.

경기도 산하 경기도시공사의 의뢰를 받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의 타당성 및 노선 선정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인 교통학회는 한국철도학회, 한국터널공학회와 함께 23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대심도 철도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교통학회 고승영(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토론회에서 수도권 대심도 고속급행철도 노선으로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 노선을 포함해 총연장 177.2㎞ 길이의 5개 축으로 이뤄진 3개 노선을 제안했다.

고 교수는 민원 등을 이유로 이날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노선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달초 경기도시공사 주최 토론회에서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77.6㎞), 의정부~군포 금정(49.3㎞), 청량리~인천 송도(50.3㎞) 등 3개 노선을 제안한 바 있다.

대심도 철도는 토지 소유권이 미치지 않는 지하 40~50m에 건설하는 철도를 말한다.

고 교수팀이 제안한 3개 노선 가운데 킨텍스~동탄 노선은 연신내~용산~삼성동~판교를, 의정부~금정 노선은 청량리~삼성동~과천을, 청량리~송도 노선은 서울역~용산~부평을 경유하도록 돼 있다.

고 교수팀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3개 노선의 고속급행철도를 건설하는 데 모두 15조4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각 고속급행철도 개통 이후 운행비용 및 통행시간 절감 등으로 인한 경제적 편익이 매년 2조700억원, 30년간 62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149톤, 도로부문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45톤(5천846억원 상당)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3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9만개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예상했다.

고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전 구간이 아닌 도심지 등 일부 구간만 대심도 철도 형태로 건설될 것"이라며 "대심도 철도구간에 대한 방재와 환기대책 등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용역에서 최적 노선이 확정되면 국토해양부 광역교통기본계획에 반영, 신속한 사업추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측면에 대한 주제발표를 한 호서대 김상환 교수는 "대심도 철도가 사업비.환경.지진피해 등 측면에서 기존 철도보다 경제적"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지하 40~50m에 건설되는 철도인만큼 방재대책, 환기방식, 터널공법 등에 대한 면밀한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신흥대학 유지오 교수는 대심도 철도 건설에 따른 제연설비, 피난연결통로 설치 기준 정립을, 한국교통연구원 김현 책임연구원은 지하공간에 대한 재산권 배제 등을 담은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주문했다.

오는 4월 마무리될 예정인 교통학회의 이번 연구결과가 수도권 고속급행철도 건설 방침을 밝힌 국토해양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와 고속급행철도 건설을 위한 테스크포스를 운영중인 국토해양부는 이달초 경기도시공사가 교통학회에 의뢰해 실시하고 있는 연구용역 결과를 노선 결정 등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련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김문수 지사는 "대심도 철도는 가장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