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10대의 반란…이진명, 유럽투어 최연소V
최연소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최연소 유러피언투어 챔피언,대회 사상 최초의 아마추어 챔피언.

아마추어 신분의 뉴질랜드 교포 이진명(19 · 영문이름 대니 리)이 세계 골프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8세1개월의 나이로 세계 아마추어골프대회 중 최고 권위를 지닌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타이거 우즈가 갖고 있던 최연소 우승기록(18세7개월)을 깬 그가 이번에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유러피언투어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이 됐다.

이진명은 22일 호주 퍼스의 바인스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끝난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클래식에서 4라운드합계 17언더파 271타(67 · 68 · 69 · 67)를 기록하며 2위권을 1타차로 제치고 프로대회 첫승을 올렸다. 이진명은 첫날부터 줄곧 3위를 지키며 우승을 노리다가 최종일 후반 경쟁선수들이 주춤한 사이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우즈,그레그 노먼,닉 팔도,어니 엘스 등을 우승자로 배출한 이 대회 18년 역사상 아마추어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진명이 처음이다. 만 18세213일인 이진명은 또 1971년 스패니시오픈에서 데일 헤이스가 18세290일의 나이로 우승하며 세운 유러피언투어 최연소 챔피언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로써 지난주 말레이시안오픈에서 재미교포 앤서니 강(37)이 우승한 데 이어 이진명이 다시 정상에 올라 유러피언투어에서 2주 연속 한국계 선수가 우승하는 경사가 났다.

뉴질랜드 국가대표이자,남자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 이진명은 앤서니 김(나이키골프 · 세계랭킹 11위),리 웨스트우드(영국 · 12위),폴 케이시(영국 · 23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프로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드라이버샷은 평균 290.6야드,아이언샷 그린적중률은 80.6%로 흠잡을 데 없었다. 정규타수로 그린을 놓친 뒤 파를 세이브하는 '스크램블링'도 85.7%로 아마추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이진명은 그러나 아마추어 신분이어서 우승상금 30만여달러(약 4억 6000만원)는 손에 쥐지 못했다.

이진명은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챔피언 자격으로 오는 4월 마스터스토너먼트 초청장을 받았다. 그는 마스터스 직후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19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16위에 올라 있는 로리 매클로이(북아일랜드) 등과 더불어 세계 골프계의 차세대 주자로서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배상문(23 · 캘러웨이)과 앤서니 김은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25위,장타자인 호주 교포 이원준(23)은 31위,앤서니 강은 48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