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빙하기'가 장기화되면서 구직자들의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년 이맘 때면 이미 발표가 났을 대기업 공채 소식도 감감무소식인 상황.곳곳에선 '조용한 해고'가 이뤄지고 있고 눈높이를 낮추라지만 사람을 뽑는 중소기업을 만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이런 때 아무런 대책 없이 채용 공고가 뜨기만 기다리기보다는 취업이 어렵긴 마찬가지긴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려볼 필요도 있다. 해외라고 일자리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어떻든간에 국내보단 기회가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취업포털 커리어의 도움을 받아 해외 취업에 성공하기 위한 체크 포인트를 살펴본다.

◆유리한 직종,국가를 전략적으로 골라야

국내에서 대규모 신규 채용이 사실상 '제로'상태인 상황에서 많은 구직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해외 취업에 도전했다가는 낭패만 보기 쉽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성공적인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선 우선 국내 구직자들이 유리하게 진출할 수 있는 직종과 국가를 골라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비자발급 문제.까다로운 취업 비자 발급 절차는 필수 관문이지만 국가별로 비자의 성격이나 취득 절차,체류 기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목표로 하는 국가별로 맞춤형 비자발급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많은 국가에서 취업비자발급을 위해 대졸 혹은 동등 수준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학위를 취득한 전공분야와 원하는 직종이 일치해야 되는 경우도 많다. 또 접수할 때는 직종에 대한 충분한 실무 경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기술교육증명서,각종 자격증 등을 갖춰야 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경우,기본적으로 대졸 이상 학력자에게 'H-1B 비자'를 발급한다. 이 비자는 미국에서 단기 취업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 주는 비자로 농업 및 공학에서부터 보건,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처음 3년의 체류기간이 주어지며 3년을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재류자격인정증명서'를 취득하는 게 필수적이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는 고용주가 필요 서류를 작성해 법무성 입국관리국에 제출하면 발급된다. 지원자는 자신이 재류자격기술에 해당하는 직종 관련 졸업자인지 미리 확인해 둬야 한다. 만약 컴퓨터와 무관한 전공자가 컴퓨터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자 할 경우처럼 전공과 업무가 불일치할 때는 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영어면접 준비와 자격증 활용은 어떻게

해외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영어면접이다. 면접 때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보여줘야 하는 만큼 사전에 예상답변을 만들어 연습해 두고,지원한 회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둬야 한다. 또 면접 일정이 정해지고 나면 정확한 인터뷰 장소,면접관의 이름(정확한 발음) 및 직위를 알아놓아야 한다. 면접 과정에서 둘 이상의 면접관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분의 이력서도 미리 준비해 둔다.

이와 함께 해외 취업에 도움이 될 국제 자격증은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IT나 전문분야의 국제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취업시 가산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해외취업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자격증이 취업하려는 국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해외취업 주의점은

우선 해외 취업을 시도할 때 꼼꼼히 따질 점은 교육기관의 공신력과 취업 보장 정도다. 자신이 일하게 될 기업과 생활 조건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갖춘 알선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월드잡(www.worldjob.or.kr)에서는 해외 채용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정 알선기관을 두고 적극적으로 해외취업 개발과 해외 취업자의 정착을 돕고 있다.

해외 기업 근무경력이 귀국 후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보통 해외 취업자들이 현지에서 2~3년가량 근무한 뒤 결혼 등을 위해 국내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때 해외기업 근무경력이 국내 기업에서 인정받을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자동차 설계나 IT 등 첨단기술 분야는 전문가로 성장하면 국내 기업에서도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보통 현지에서 5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귀국 후 한국 기업에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한 마음가짐도 언제나 잃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고유 업무영역이 정해져 있는 외국기업과 달리 국내는 처리해야 할 주변 일들이 많은 데다 조직문화도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