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규혁(31.서울시청)이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이규혁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릴라츠코에 아이스링크에서 치러진 대회 마지막 날 남자 1,000m 2차 레이스 도중 첫 번째 코너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전날 종합 1위를 달리던 이규혁은 이날 500m 2차 레이스에서 5위에 그쳐 총점 104.855점으로 나가시마 게이치로(일본.104.625점)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아 주종목인 1,000m 2차 레이스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했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실격돼 대회 3연패의 꿈을 날리고 말았다.

우승 부담에 따른 의욕이 화를 부른 경기였다.

전날 성적순으로 24명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 2차 레이스에 나선 이규혁은 먼저 치른 500m에서 35초16의 다소 부진한 기록으로 5위를 차지하면서 1,000m 경기에 승부수를 띄웠다.

2007년 대회 우승 당시 준우승을 차지했던 페카 코스켈라(핀란드)와 11조에 편성된 이규혁은 아웃코스에서 출발 총성과 함께 힘차게 스타트를 시작해 얼음 위를 활주했지만 첫 번째 코너에서 갑자기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펜스에 부딪히고 말았다.

전날 1,000m 1차 레이스에서도 코너를 돌다 손을 짚으면서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던 이규혁은 주종목에서 두 차례나 실수를 저지르며 종합 24위에 그치고 말았다.

함께 출전한 이강석(의정부시청)은 500m 2차 레이스에서 8위(35초51)를 차지하고 1,000m에서는 22위(1분11초34)로 밀려 총점141.890점으로 종합 12위를 기록했다.

또 이기호(서울시청)도 총점 142.385점으로 15위에 만족해야 했다.

남자부 우승은 1,000m 2차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역전 우승에 성공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샤니 데이비스(미국.139.560점)에게 돌아갔다.

또 여자부에서는 이상화(한국체대)가 500m 2차 레이스에서 38초38로 3위를 차지하고 1,000m 2차 레이스(1분18초35)에서 17위를 기록, 총점 155.225점으로 종합 9위에 오르면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함께 나선 이보라(단국대.156.760점)와 안지민(이화여고.159.705점)은 각각 16위와 22위로 대회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