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무바라크 전화회담
EU 외무장관 30일 긴급 회동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프랑스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으로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는 중동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31일로 6개월의 순회의장국 임기를 마치고 새해 1일부터 체코에 바통을 넘겨야 하는 프랑스로서는 중동사태 중재에 나서는 것으로 의장국의 역할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EU의장을 맡아 그루지야 사태 중재를 계기로 리더십을 발휘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9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가자 지구에서의 위기 해소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두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중동지역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가능한 방안들을 협의했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비상연락 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이 밝혔다.

이집트는 지난주 종료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6개월간의 정전협정을 중재한 바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의장국의 바통을 넘긴 뒤에도 내달 파리에서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만나 가자 사태를 협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EU 의장을 맡은 지 한 달여 뒤인 지난 8월 러시아-그루지야 전쟁 발발 당시 여름휴가를 중단하고 러시아와 그루지야를 잇따라 방문해 휴전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던 적극적인 중재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EU 의장의 임기를 불과 이틀 남겨두고 있는데다 양측을 상대로 중재안을 제시하고 설득할 마땅한 카드도 없다는 것이 EU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30일 오후 파리에서 의장국인 프랑스 주재로 긴급 EU 외무장관 회담이 열린다고 프랑스 외교부가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이 자리에서 유엔 측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면서 가자지구에서의 사태 악화를 막고 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이 성명은 전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교장관은 나아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ㆍ의약품 지원 방안도 의제에 올려 회원국들과 협의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